프리고진 "거점·탄약 정규군 이양
와그너, 내달 1일까지 부대 후방 이동
NYT "러군, 전력소모 커 추가 진격 여력 없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벌어진 전투가 러시아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에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은 자신들이 점령한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오늘 우리는 바흐무트에서 부대를 철수한다"며 "거점과 탄약 등 모든 것을 정규군에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먼서 "6월1일까지 대부분 부대는 후방으로 이동할 것"이라 말했다.
철수는 이날 오전 5시에 시작돼 6월 1일까지 대부분의 부대가 후방 캠프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20일 바르무트 완전 점령을 선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도네츠크주 완전 점령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공세를 지속해온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 현재 소수의 자국 군인들이 남아 있다며 계속 도시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NYT는 전투 초기 러시아 정부가 바흐무트 점령을 발판 삼아 서쪽으로 진격할 계획을 세웠지만 해당 목표는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바흐무트 격전으로 양국 간 최대 사상자가 나오면서 러시아 측도 너무 많은 전력을 소모한 탓에 추가로 진격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프리고진은 이날 교도소에서 동원한 약 5만 명의 수형자 가운데 20%에 달하는 약 1만 명이 사망했고 용병계약한 전투원 1만 명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부상자도 1만 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에 NYT는 러시아가 바흐무트와 주변 접근로 방어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제공한 무기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은 수만 명 규모의 새로운 부대를 편성해 훈련을 마치고 점령군을 몰아내기 위한 대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러시아군은 병력을 보충하고 방어선을 보강하면서 이번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군은 1000km에 달하는 전선에 분산 배치돼 지난 겨울부터 방어선 구축에 주력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 롭 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방어에 주된 초점을 둔 채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바흐무트는 방어 작전이 어려운 곳"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