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러, 美 상원의원 지명수배한 이유는?…체포영장도 발부


입력 2023.05.30 13:13 수정 2023.05.30 13:14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러 내무, 그레이엄 의원 '러 혐오발언' 혐의 주장

"美 쓴 돈 중 최고" 젤렌스키 만난 영상 발언 토대

우크라·그레이엄 "부분 편집" 반박

그레이엄 "러 정부 구속영장, 명예 배지로 달 것"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우)이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AFP/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우)이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상원의원을 지명수배 명단에 올렸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29일(현지시간)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을 수배하기로 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러시아 조사위원회가 그레이엄 의원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눈 대화 영상 속 발언 중 '러시아 혐오발언'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가 지난해 입국을 금지한 200명 이상의 미국 하원의원 중 한 명이다. 다만 로이터는 러시아가 이전에도 미국 정치인들을 입국 금지 명단에 올린 적은 많지만 지명수배를 내린 사례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짧은 분량으로 편집해 공개한 영상을 문제 삼았다.


해당 영상에서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러시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고 많은 자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쓴 돈 중 최고"라고 언급했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발언을 '러시아인들을 살해하는 데 지원한 미국의 돈은 최고였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상원의원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더 큰 수치는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의 투자는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영상이 부분 편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레이엄 의원도 "미국의 지원으로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신을 칭찬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전체 영상을 보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 380억 달러(약 50조원)에 달하는 지원에 감사를 표하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고 많은 자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쓴 돈 중 최고"라고 발언한다.


이와 관련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자신에게 발부된 구속 영장과 관련해 "나의 행동이 푸틴 정권의 분노를 샀다는 것은 엄청난 기쁨을 가져다준다. 나는 모든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추방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지지하고 옹호할 것"이라며 "부패하고 부도덕한 푸틴 정부가 발부한 구속영장을 명예의 배지로 달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영상과 관련해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한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