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6개 유통계열사 통합 멤버십 론칭
쿠팡, 1100만 와우 멤버십 고도화
롯데, 통합 소싱으로 가격경쟁력↑...가격과 상품력 강화 초점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으로 유통업계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와 쿠팡 등 온라인 강자 간 생존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른바 신유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인데 단순하게 판매채널을 제공하는 것에서 최근에는 계열사와 멤버십을 통합해 각각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유니버스 경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공개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마트, 지마켓, 스타벅스 등 6개 계열사의 혜택을 통합한 유료 멤버십이다.
가입비는 연간 3만원으로, 1개월 무료체험과 함께 가입 즉시 연회비 3만원 상당 혜택 리워드를 제공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그간 신세계 유니버스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고객이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을 신세계그룹 내에서 모두 해결 가능하도록 설계된 에코시스템(생태계)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주말에는 스타필드와 야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 경쟁에서 이제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관여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유통업체의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이 위협으로 다가오자 전통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아울러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협업을 통해 소프트 파워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쿠팡이 구축한 전국 물류망이 하드웨어라면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상품을 통해 쿠팡과의 경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이 납품 단가를 둘러싸고 쿠팡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도 양사가 맞손을 잡게 된 배경으로 통한다. 업계 일각에선 양사의 파트너십 체결을 두고 범삼성가의 ‘쿠팡 견제’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쿠팡에서 햇반 등 주력 제품의 납품을 중단한 CJ제일제당은 신세계에 앞서 네이버, 마켓컬리 등과도 연대를 강화하며 온라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올해 4분기 만두, 국물 요리, 밀키트 등 공동 상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작년 말 기준 와우 멤버십 회원은 110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10월 서비스 출범 이후 4년 만의 성과로 작년 한 해에만 200만명이 늘었다.
월 4990원 요금으로 로켓배송·직구·프레시 무료배송은 물론 쿠팡플레이를 통해 주요 스포츠경기와 영화 등을 제공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롯데는 고물가 시대를 겨냥해 유통계열사 통합 소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달 1일 롯데마트, 롯데슈퍼가 물가안정 공동구매 프로젝트 ‘온리원딜’을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온리원딜’은 마트, 슈퍼 양사가 상품 기획 초기부터 직접 참여, 개발해 롯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 하나의 상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양사의 판매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물량을 기획해 가격을 최대 50% 낮췄다.
신세계, 쿠팡이 각각 유니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과 달리 유통의 본질인 상품과 가격 경쟁력 향상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롯데의 경우 그룹 내 식품 계열사와 물류, 유통 계열사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만큼 이들 간 시너지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