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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년 연속 신규 주택판매 1위’ 비구이위안, 이자 상환 못했다


입력 2023.08.10 21:12 수정 2023.08.10 22:2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디폴트 위기에 몰린 비구이위안.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는 바람에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헝다그룹에 이어 비구이위안까지 위기설이 나오면서 중국 부동산업계에선 연쇄 디폴트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295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 비구이위안은 30일의 유예기간을 거치며 그 기간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된다.


1992년 광둥성 포산에서 설립된 비구이위안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기업 매출 1위를 기록한 부동산 재벌이다. 헝다그룹 사태 이후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다. 지난해 부동산 위기 속 중국 국유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시범적으로 선정한 '우량 부동산 기업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순식간에 급랭했는지를 보여준다. 5월 들어서부터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주택 수요가 부진해 매출이 급락했다.


더욱이 비구이위안은 대도시보다 3·4선 중소도시에 고급 아파트를 대거 지어 싼값에 파는 '박리다매'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부동산 불경기에 중소도시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바람에 비구이위안도 결국 자금난에 맞닥뜨린 것이다.


비구이위안의 매출은 올 들어 7월까지 젼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1408억 위안에 그쳤다. 지난해엔 2007년 홍콩증시 상장 후 15년 만에 첫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도 사실상 적자를 예고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비구이위안의 앞날 역시 먹구름이 끼어 있다. 이번에 디폴트 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까닭이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따르면 현재 비구이위안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4300억 위안 규모다.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그룹의 2조 위안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엄청난 액수다.


현재 상환해야 할 역내·역외 채권액도 각각 56억 위안, 104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의 이자 지급이 올해 9월(역내)과 내년 1월(역외)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엔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이 이자를 갚지 못해 위기를 겪었다가 계열사 지분을 내다팔아 간신히 급한 불을 껐다. 원리금(이자·원금) 상환에 실패한 완다와 달리 비구이위안은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샌드라 초우 크레디트사이트 아시아·태평양 연구책임자는 “회사가 전체 원금 상환이 아니라 이자 지급문제 때문에 고군분투한다는 사실은 유동성이 매우 악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자 미지급 사태는 이 (부동산) 부문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구이위안 주가는 올들어 60% 넘게 폭락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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