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신림역·서현역 등 '묻지마 범죄' 기승
전권역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有"
정당지지별로도 "관련 있다" 답 우세
국민 과반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묻지마 범죄'가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이른바 '검수완박'에 따라 반부패·경제·정치적 사건에 대한 수사 인력을 증원하면서 방범·경비 등 민생 치안이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의 증가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인과성'을 조사한 결과, 54.5%가 "관련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없다"는 응답인 37.0%와의 격차는 17.5%p였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는 8.6%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매우 관련이 많다"는 답변이 3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응답은 24.5%를 기록했다. 반대로 "전혀 관련이 없다"와 "거의 관련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22.5%, 14.4%씩 나왔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관련 있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대구·경북에서도 "관련 있다"는 응답이 48.2%로 "관련 없다"는 응답인 38.8%보다 더 높았다. "관련 있다"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온 곳은 부산·울산·경남(63.6%)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층에서 "관련 없다"는 답변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왔다. 30대에선 "관련 없다"는 응답이 49.1%로 "관련 있다"는 답변인 44.9%보다 4.2%p 높았다. 20대 이하에서도 "관련 없다"는 답변이 42.4%로 "관련 있다"는 응답인 47.7%와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50대에서 "관련 있다"는 응답이 61.2%로 "관련 없다"는 답변인 31.0%와 30.2%p의 큰 격차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 모두 묻지마 범죄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관련이 있다는 답변이 우세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층에서의 "관련 있다"는 응답율인 55.1%와 부정평가층에서 나온 응답율인 55.2%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지 정당 별로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55.2%가 "관련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관련 없다"는 답변인 37.0%와의 격차는 18.2%p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관련 있다"고 답한 이는 54.6%로 "관련 없다"는 답변인 36.8%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관련 있다"(43.7%)와 "관련 없다"(43.5%)는 답변이 비슷하게 나왔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전 권역에서 관련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관련이 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며 "'검수완박'으로 방범과 경비 등 민생치안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깨진 유리창 효과'가 묻지마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국민들도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4월 검찰 수사권을 조정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 시킨 바 있다. 해당 개정안으로 인해 검찰은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에 대한 직접수사권이 약화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1~22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의 ARS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2.6%로 최종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올해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