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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삼진 후 왜 3루에 공 던지나


입력 2008.09.30 16:10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지난 27일 사직구장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한화이글스 정규리그 18차전.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한화 윤재국이 롯데 투수 강영식의 낮은 공에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했다. 공을 잡은 포수 최기문은 3루로 공을 던졌다. 공은 ▷3루수 이대호 ▷유격수 박기혁 ▷2루수 조성환 ▷1루수 김주찬의 손을 거쳐 다시 투수에게 돌아왔다.

야구경기에서 삼진을 잡은 뒤 포수가 3루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미 타자를 ‘삼진아웃’시켰는데도 3루로 공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종의 세레모니…야수들 ‘경직된 몸’ 풀어주기 위해

투수-포수 배터리가 ‘삼진을 잡은 뒤 3루로 공을 던져야 한다’는 야구규정은 없다. 이는 야구의 ‘관례’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선수 등 야구관계자들은 ‘삼진→3루 송구’에 대해 크게 2가지 이유를 내놨다.

첫 번째는 ‘야수들의 경직된 몸을 풀어주기 위함’이다.

투수가 타자를 삼진아웃 처리할 경우, 투수-포수 외에 야수들이 공을 잡을 기회가 없게 되고, 야수들의 몸이 경직되거나 긴장이 느슨해질 수 있다. 때문에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오는 시차를 이용해 송구 릴레이 하면서 공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것.

야구가 어떤 스포츠 보다 순간집중력과 긴장감이 요구되는 종목인 만큼, 공에 대한 감각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선수들 서로의 배려인 것이다.

야구위원회 홍보국은 “투수가 삼진아웃을 잡는 동안 야수들은 몸이 경직될 수 있다”면서 “삼진아웃 후 포수가 공을 내야로 돌리면, 야수들은 몸도 풀고, 긴장감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함’다.

투수가 삼진아웃을 잡았다는 것은 ‘최선의 수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야수들은 송구 릴레이를 펼쳐 팀워크를 다지고, 파이팅을 한다는 것.

때문에 야수들은 송구 릴레이와 함께 “파이팅”, “○○○(투수) 나이스 피칭” 등을 외치며 삼진아웃을 잡은 투수를 격려한다. 고교야구나 사회인야구에선 야수들이 응원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결국 ‘투수의 꽃’인 탈삼진에 대한 동료들의 ‘작은 세레모니’인 셈이다.


“삼진 후 1루에 던져도 되는데, 3루가 더 편해!”

하지만 포수가 삼진아웃을 잡은 뒤 무조건 3루로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주자가 1루에 있을 경우, 도루나 송구실책 등을 우려해 ‘관례’를 생략하기도 한다.

또한 포수는 삼진아웃 후 공을 1루수에게 던지기도 한다. 이 경우 역시 ‘3루 송구’와 같은 의미를 지니지만, 공이 역방향(1루수→2루수→유격수→3루수→투수)으로 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에 대해 선수들은 “3루에서부터 공을 돌리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포수가 3루로 공을 던져주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야구위원회는 “선수들은 삼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을 때에도 송구릴레이를 한다”면서 “선수들의 몸에 베인 습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야수가 공을 손으로 ‘쓱싹쓱싹’ 문질러서 투수에게 건네며 투수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는 것 역시 관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낫아웃(strike out not out)’상황에선 세레모니 보다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이 우선된다. 이 경우 포수가 그 공을 잡아 타자를 태그(tag)하거나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공을 1루로 보내야 아웃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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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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