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추적·분석에 최소 3일 필요
신원식 "이르면 주말께 알 수 있을 것"
미국 괌 앤더슨 기지 촬영 주장엔
"김정은이 기쁜 나머지 오버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을 거듭 주장하는 가운데, 우리 군은 정상작동 여부가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진체의 단계별 분리와 위성체의 궤도 진입은 이뤄졌지만, 실제 성능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해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 기관 및 한미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한국천문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 포착·추적 △미국 우주군사령부의 평가 등을 거쳐 북한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최소 3일 이상 있어야 제대로 나온다"고 말했다.
신원식 "늦으면 다음 주까지 분석 필요"
신 장관은 "한미가 좀 빠르면 주말 정도에 위성체 정상 작동 여부를 알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라며 "늦으면 다음 주까지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북한 위성 발사의 성공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앞서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발사가 성공했는지에 대해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성공 여부를)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北, 새벽·오후 별도 보도로
위성 발사 성공 거듭 강조
하지만 북한은 주요 매체 보도를 통해 발사 성공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앞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위성 발사 약 3시간 만인 이날 새벽 발표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항우총) 보도'에서 "전날 오후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천리마-1형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했다"며 "발사 후 705초 만인 오후 10시 54분 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날 오후 보도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항우총 평양종합관제소 방문 사실을 공개하며 위성이 정상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9시 21분 수신한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의 주요 군사기지 구역을 촬영한 항공 우주사진들을 봤다"고 전했다.
"美 공군기지 촬영?
김정은이 오버한 듯"
결국 우리 군은 북한의 첫 번째 보도 내용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두 번째 보도와 관련해선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실제로 신 장관은 '미 앤더슨 공군기지 촬영 사진을 수신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선 "과장된 평가"라며 "김정은이 굉장히 기뻐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으면 첫날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안다)"며 "(위성체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자세 제어 등에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