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소년 공공자전거 새싹따릉이 5000대, 전체 따릉이 9% 육박…대여도 2년 만에 16배 증가
새싹따릉이 월 평균 한 대당 이용률은 저조…하루 일반따릉이 1대가 4회, 새싹따릉이 1대가 1회 꼴
새싹따릉이 배치 물량 부족하기 보다는…실제 수요 많은 지역에 효율적 배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시 "새싹따릉이, 모든 따릉이배치소마다 배치하지 못하고 있어…접근성·효율적 재배치 위해 노력中"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새싹따릉이'의 수가 전체 따릉이의 9%에 육박하고 대여 건수도 2년 만에 16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새싹따릉이를 더 확충해달라는 민원은 쇄도하고 있다. 시는 따릉이 사업의 적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확대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데일리안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새싹따릉이의 배치 수량 자체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한대 당 이용률이 적은 것이 문제였다. 배치 물량의 부족이 아닌 수요 지역을 정확히 파악해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새싹따릉이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에서 신장 160cm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별도로 배치한 소형 공공자전거이다. 새싹따릉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고, 지난달 25일에는 새싹따릉이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도입 취지를 고려해 새싹따릉이를 더욱 늘려달라는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강서구에서 초등생 남아를 키우는 엄마라고 밝힌 A씨는 "자전거 가격이 너무 비싸고 부담되던 차에 새싹따릉이 덕분에 아이 자전거를 가르치게 됐다"며 "그런데 새싹 자전거는 정말 희귀해 우장산역에서 발산역 혹은 화곡역까지 버스로 3정거장 이상 걸어 다니며 매번 새싹 자전거를 찾으러 다닌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싹자전거 더 많이 늘려주면 아이들 육아 비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낳아서 잘 키우도록 제도적 도움을 달라"고 호소했다.
데일리안이 24일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최근 2년여간(2021년 1월~올해 10월) 새싹따릉이 대여건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새싹따릉이 대여 건수는 16만869건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 1만957건이었던 새싹따릉이의 대여 건수가 2년 만에 무려 1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20년 11월부터 새로 도입된 새싹따릉이 대여 건수는 △2021년 79만6569건 △2022년 136만5418건 △2023년(1~10월) 115만112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따릉이 사업의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새싹따릉이를 더 추가 도입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따릉이 사업으로 인한 연간 적자 규모는 △2017년 41억9900만원 △2018년 67억1700만원 △2019년 89억5600만원 △2020년 99억원 △2021년 103억원 △2022년 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체 따릉이 대수는 4만4500대이고, 2000대로 시작한 새싹따릉이 대수는 이달 기준 5000대로 비중이 8.9%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새싹따릉이의 월 평균 한 대당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데 있고, 이는 물량 부족이 아닌 배치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달 일반따릉이는 3만9500대가 513만2373회 대여됐다. 1대당 124회 정도로, 1대가 하루에 4회 정도 대여된 것이다. 그러나 새싹따릉이는 5000대가 16만869회 대여돼 1대당 32회에 그쳤다. 1대가 하루에 1번 남짓 대여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새싹따릉이의 배치 물량 자체가 부족하기 보다는 실제 수요가 많은 지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효율적으로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 도시교통실의 임문자 공공자전거팀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싹따릉이를 모든 따릉이배치소마다 배치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청소년들의 공공자전거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배치소마다 1~2대씩은 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싹따릉이도 일반 따릉이처럼 만 13세 미만은 안전상의 이유로 이용할 수 없고 주로 중학생들과 여성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대여와 반납 정보는 모두 수집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재배치 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새싹따릉이의 대여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이지만 사업의 적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지금 상황에서 확대는 시기상조"라며 "총사업비를 운영 대수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대당 61만4000원꼴인데, 새싹따릉이는 일반 따릉이와 대당 구매 가격이 같다. 별도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공공자전거에만 의존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본인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기를 늘리는 등 개인 스스로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자기가 사용한 개인용 운송 수단 하나 제대로 정리 못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상황에서 새싹따릉이 등 따릉이를 늘리면 운송 적자를 결국 다른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