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서 불완전판매 제재 5년간 7건뿐 [ELS 패닉③]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3.11.30 06:00  수정 2023.11.30 08:38

민원 속출에 금감원 전수 조사 돌입

수조원 피해 '뒷북 대응' 논란 책임은?

서울시내 한 은행 창구에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국내 5대 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가 5년 간 7건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가 수조원대로 예상되는 항생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ELS에 대해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지고 있지만, 수년간 은행이 이와 관련해 받은 지적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들어간 상황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뒷북 대응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5년 간 ELS 판매와 관련해 받은 제재는 7건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은행 2건 ▲하나은행 1건 ▲농협은행 1건 순이었다.


현재 은행은 ELS 판매 시 ▲녹취 ▲설명 의무 범위 확대 ▲확인 절차 추가 등 판매 의무를 지켜야한다. 이전에는 자본시장법 해당 사항이었지만 DLF 사태가 터진 이후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며 금소법 관할이 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투자 권유시 지켜야 하는 6가지 의무는 ▲설명의무 ▲적합성 ▲적정성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이 있다. 하나라도 위반하면 불완전판매에 해당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4일 금감원으로부터 녹취의무 등을 위반해 기관경고와 함께 16억164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국민은행 일부 영업점은 수십억원이 넘는 ELS 상품을 판매하면서 과정을 녹취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2021년 2월에도 고령자 고객에게 ELS를 파는 과정을 녹취하지 않아 과태료 11억3820만원을 부여받았다. 당시 국민은행 19개 영업점에서는 70세 이상 고객 24명에게 ELS 28건(19억원 및 미화 58만 달러 규모)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녹취 의무를 위반했다.


2019년 12월에는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금융상품을 파는 등 적정성의 원칙 등을 어겨 기관 경고와 함께 과태료 25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해당 고객의 성향보다 높은 6억원 규모의 ELS 상품을 판매하고 이같은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고 확인받지 않았다. 또 당시 전문인력이 아닌 직원이 ELS를 팔기도 했다.


신한은행 역시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녹취하지 않아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2021년 2월 신한은행 2개 영업점에서 10억원이 넘는 ELS 상품 계약을 체결하며 과정을 과태료 21억3110만원과 기관경고를 부과받았다.


또 신한은행 5개 영업점에서 전문 자격이 없는 직원이 ELS 상품에 투자를 권유해 2019년 12월 과태료와 기관경고를 부과받았다.


농협은행은 적정성원칙을 위반해 2020년 6월 금감원으로부터 1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고객의 투자 성향보다 높은 등급의 ELS 상품을 9억원 넘게 판매하면서 이를 알리거나 확인받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고령 고객에게 ELS 상품을 팔며서 해당 과정을 녹취하지 않았고 전문인력이 아닌 직원이 투자를 권유했다. 금감원은 2019년 12월 31억6000만원의 과태료와 기관경고를 부과했다.

◆감시 적절했나…사후약방문 우려

하지만 최근 H지수 ELS가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고려하면 5년간 제재 건수가 단 7건에 그치는 점은 은행에 대한 감시와 지적이 너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조원대의 피해가 예상되는 H지수 ELS는 실제 금소법 시행 시점인 2021년에 가장 많이 팔렸지만 금소법 시행 이후 관련 제재를 받은 곳은 5대 은행 중 국민은행 한 곳 뿐이어서다.


현재 금감원에서는 ELS 상품 관련 민원이 속출하는 만큼, 향후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 은행에서 위험한 투자라는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거액을 투자했다는 내용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은행권의 ELS 판매 잔액은 15조8860억원이다. 이중 5대 은행의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만 14조원에 육박한다.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KB국민은행으로 8조원 가량 판매했다.


금융당국은 관련 ELS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우선 이 상품의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내달 1일까지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021년 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상품 판매 과정이 엄격해졌기 때문에 ELS 관련 제재 건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판매 과정을 전부 녹취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불완전판매 요소를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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