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서 64년 만에 우승 도전
A매치 5연승으로 반등 성공했지만 의구심 여전
우승으로 재택근무와 잦은 외유 논란 불식시킬지 관심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로드맵이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아시안컵은 한국축구에 한이 많은 대회다. 1956년 초대 대회와 4년 뒤 홈에서 열린 2회 대회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에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항상 아시아 최강임을 자처하면서도 정작 아시안컵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해 민망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다.
최대 경쟁국이자 숙적 일본의 상승세가 매섭지만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역대급 유럽파의 활약을 앞세워 왕좌 탈환을 노린다.
다가오는 아시안컵서 클린스만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부임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을 울린, 독일을 넘어선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이 왔다는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컸다. 그리고 우려는 얼마가지 않아 현실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재택근무와 잦은 외유 논란으로 의구심을 키웠고, 대표팀도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최다 경기 무승' 감독이 되는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감독 경질 여론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독을 바꾸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애초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선임한 감독인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림이 필요했다. 당장 감독을 경질하기엔 대안도 마땅치 않았다.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9월 A매치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으며 마침내 무승서 탈출한 클린스만호는 튀지니,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클린스만호는 승리한 5경기에서 19골을 몰아넣고도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최근 A매치 5연승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튀니지를 제외하면 상대가 워낙 약팀이라 클린스만호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밀집수비를 들고 나온 팀들을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자신의 축구로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의 강호들을 제압할 수 있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순탄한 길이 열린다. 때마침 본인도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결연함을 보이고 있다.
당연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분위기상 아시안컵 우승 실패는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누군가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위태로울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