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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입주한 딸기…경북 신공항 수출길 ‘예약 완료’ [新농사직썰-월령가⑱]


입력 2023.12.28 06:00 수정 2023.12.28 06:00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딸기 수직재배로 생산성 3배 증가

시설투자비 17% 감소 등 순기능 톡톡

경북농업기술원 “딸기 수출에 최적화된 시스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딸기 수직재배 기술은 다가올 미래의 경북 딸기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점만 쏙쏙 골라 개발된 이 기술이 농가에 빠르게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딸기 주산지는 단연 충남 논산이다. 논산에서 딸기 재배는 진심이다. 딸기연구소가 있을 정도로 딸기의 모든 역량이 집중돼 있다. 경북은 우리나라 딸기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지역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딸기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수직재배 시스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치 아파트와 같은 느낌의 이 시스템은 기존 딸기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이 왜 이런 기술을 개발했는지, 이제부터 그 비밀이 밝혀진다.”


딸기는 스마트팜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농지와 시설확대에 비용이 많이 들어 생산량 확대가 어려운 단점도 존재한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하 경북기술원)에서 개발한 ‘수직재배 기술’은 이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이 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기존 딸기 고설베드에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설투자비를 절감하면서 생산량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원도연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 농업연구사는 “딸기 수직재배 기술은 기존 딸기 고설베드 위에 받침대를 설치한 후 수직 재배용 화분을 아파트형태의 다단으로 설치해 개별화분에서 딸기를 생산하는 방법”이라며 “재배관리에서 농업인의 작업동선을 줄여주고 방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원도연 연구사가 수직재배를 위해 설계된 화분을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경북기술원에서 수직 재배 기술을 개발한 것은 ‘수출’에 눈을 돌리면서 고민한 결과물이다. 오는 2030년 개항예정인 신공항을 통해 딸기 수출을 비약적으로 늘리기 위한 해법을 찾은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이런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기술 평가회도 열었다. 평가회에는 경북 딸기수경재배연합회 회원 등 딸기 재배농업인 100명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경북기술원은 딸기 수직재배 기술 연구성과 보고와 딸기 생육모니터링 로봇 시연, 수직재배 실증시험포 설명 및 견학으로 진행했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딸기 수직 재배 기술은 K-농산물 중 수출 대표품목인 경북 딸기를 신공항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기반이 되는 생산 시스템”이라며 “노동력이 부족한 농업현장에 로봇농업을 가능케 하는 혁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3단 수직재배에 달린 탐스러운 딸기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이 기술을 적용하면 1단으로 재배하는 기존 딸기하우스는 딸기묘를 6000주 정식 되지만 3단 수직재배의 경우 1만8000주로 관행재배보다 3배 많은 딸기를 생산이 가능하다. 하우스 높이에 따라 4단 이상 설치로 생산량을 더 높일 수 있다.


특히 생산량 3배 증대를 위해서는 기존 하우스의 경우 3동 재배로 시설비가 1억2000만원이 소요된다. 수직재배의 경우 기존 하우스에 수직재배 시설 설치비 6000만원 투자로 생산량 증대를 낸다. 하우스 시공, 자재비 등 시설투자비만 비교했을 경우 17% 절감되며, 시설 투자 당해 연도 투자비 회수도 가능하다.


경북기술원은 내년에 딸기 수직재배 기술보급 시범사업 9개소를 추진해 딸기 수직재배를 조기 보급하고 미래형 딸기 재배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딸기 수직재배 농가의 농작업 편이성을 높이기 위해 무선통신기술을 적용한 양액공급과 관수관리 등 자동화 기술도 추가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수직재배 시스템에는 각 화분마다 물을 공급해주는 라인도 있다. 딸기가 고르게 수분과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교차 제작한 것도 수직재배 기술의 보이지 않는 세심함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한편 경북기술원이 조사한 딸기 수직재배 기술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투자비용은 한 동 기준 5969만원 수준이다. 생산량 역시 같은 기준으로 9.9t이 나온다. 이는 표준 생산량 대비 3.1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조수입은 년간 8260만원(9935kg x 8315원/kg)으로 분석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3년 간 경제성을 분석해보니 한 동당 이익비용은 1억8811만원이 발생했다. 투자비용 세부 산출내역에서는 5열 3단 기준, 20cm간격, 90m로 설정했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경북 딸기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 될 수 있도록 3D프린터, AI, 로봇 등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산시스템의 혁신으로 생산량 극대화와 품질 고급화로 신공항 개항 시대를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월 11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⑲]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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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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