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있을 수도 있다"…순직 두 소방관, 화마 속으로 들어간 이유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4.02.01 14:03  수정 2024.02.01 14:06

3층 튀김기계서 솟구친 불…두 소방관 계단실 입구까진 왔지만, 탈출 못 해

소방 당국 "진입 당시에는 인명 검색 상황 나쁘지 않아…급격히 연소 확대"

문경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 진압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연합뉴스

1일 경북 문경 공장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두 소방관은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 망설임없이 화마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두 구조대원이 순직했다.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다.


3층에서 인명 검색을 하던 두 대원은 화재 발생 당일 오후 8시 24분께 공장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이 확인됐다. 이들은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8분 만에 도착했으며,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 등 구조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부로 진입했다.


내부 진입 당시까지만 해도 인명 검색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1층 주 출입구를 통해 4인 1조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에서 인명을 검색하다가 급격히 연소가 확대하는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이들이 탈출을 위해 3층 계단실 입구까지는 다다랐으나 미처 내려오지는 못한 것으로 내다봤다. 3층 바닥 면은 붕괴해 2층 높이까지 내려앉았으며, 이에 두 대원이 추락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두 구조대원의 시신은 이날 오전 1시 1분과 4시 14분께 시차를 두고 수습됐다. 둘은 5m 간격으로 떨어져 있었다. 먼저 수습된 시신의 신원은 김수광 소방교로 추정됐으나,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4인 1조로 이들과 함께 3층에 투입됐던 다른 두 구조대원 역시 탈출 과정에 고온·연기로 인한 열기로 앞을 볼 수 없어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탈출에 성공한 두 구조대원은 공장 건물 1층에서 창문을 깨고 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1일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건축구조기술사와 소방 관계자들이 감식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건물 구조물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현장은 내부에서 계속 연소가 진행돼 환경이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순직한 두 대원은 다른 누구보다도 모범이 되고 시범도 잘 보이는 훌륭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했다.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4층 높이 건물 1개 동이 모두 탔다.


소방 대응 단계는 1일 오전 9시께 해제됐다. 재산 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민간 건축 구조 기술사 2명과 소방관 3∼4명 등 최소 인력만 건물 내부로 투입해 화재 현장 감식 진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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