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SUV' 밀던 현대차, 올해 미국 핵심 전략은 세단?


입력 2024.02.22 06:00 수정 2024.02.22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 美 딜러사, 아반떼·쏘나타 물량 확대 요청

차량 가격 상승 및 고물가·고환율… 저가 수요 늘어

쏘나타ⓒ현대자동차 쏘나타ⓒ현대자동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비롯한 고수익 차량에 주력하던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돌연 세단 물량을 늘린다. 최근 차량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환율 및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저가형 모델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내연기관 수명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로서는 SUV 뿐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 포트폴리오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엔트리 모델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쏘나타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등 중소형차 생산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세단 판매 확대는 그간 현대차가 추진해온 판매전략에서 크게 벗어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 역시 SUV 차종에 대한 수요가 주를 이루면서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SUV 판매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74%를 넘어섰다.


특히 SUV 중심 판매믹스 개선은 현대차의 수익성을 크게 높여준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세단과 비교하면 SUV 차량의 가격이 500만원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차량별로 보면,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미국 가격은 2만2775달러(3040만원)~3만600달러(4083만원)으로, 차급이 더 작은 소형 SUV 코나(2만5625~3만3175달러)와 같은 차급의 준중형 SUV 투싼(2만8875달러~3만8135달러)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기본 3000달러 이상 벌어진다.


중형세단 쏘나타의 현지 판매가격 역시 중형 SUV 싼타페보다 시작가격에서부터 5300달러(약 7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덕분에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역대 최대 판매, 최대 수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똑같이 팔아도 더 많이 남는 SUV를 중심으로 판매한 결과다. 물론 높아진 환율 효과도 봤지만, 현대차의 수익을 가장 높여준 요인은 판매믹스 개선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현대차가 세단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수년째 이어지는 물가 인상과 고금리, 고환율 기조가 판매량 확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도 미국 시장에서 두자릿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내에서의 판매는 지난 1월부터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서 5만181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7.3% 감소했고, 지난달 평균 재고 일수 역시 93일로 업계 평균 80일보다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의 랜디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기록적인 판매에 이어 올해 1월은 경제 여건과 금리로 어려운 판매 환경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고수익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조는 유지하되, 저가 모델 라인업에서도 판매량을 함께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현대차 딜러들 역시 아반떼, 쏘나타의 물량을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뇨스 COO는 "중저가 모델 판매를 늘리는 것은 수익성의 핵심 요소"라며 "딜러들이 엘란트라, 쏘나타 두 차량에 대해 많은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내연기관 수명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현대차의 판매 다각화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을 보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틈을 내연기관이 더 오랫동안 메워줘야하는 만큼, 더 다양한 가격대의 포트폴리오에서 점유율과 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생각하면 SUV와 고급 모델들이 중심이 되겠지만, 저가형 모델을 찾는 고객이 늘면 그들의 선택지 안에 들어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 내에서도 저가형 모델 선택지가 줄고 있어 이 시장을 잘 파고든다면 어려운 경기 상황에도 수익성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