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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전쟁' 100만명 돌파…"중도 돌풍 전조 현상"


입력 2024.02.29 16:43 수정 2024.02.29 16:52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이데올로기 '최소화'…중도층 거부감 줄여, 네거티브도 배제

폄하된 이승만 전 대통령 평가 바로잡고 싶은 의지 투영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지난 27일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다큐스토리가 밝혔다. 사진은 28일 서울 한 영화관의 상영 시간표. ⓒ 연합뉴스

독특해도 너무나 독특하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화 얘기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에 무려 100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하나의 단어로만 정의하기에는 스펙트럼 또한 넓다.


이유를 제대로 파악해야 사회와 민심 변화의 정치변화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숨겨진 총선 표심과 중도층이 향방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치에 관심이 적거나 정치를 싫어하는 20·30·40대 젊은층과 여성·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은 대통령의 다큐 영화에 몰려든 이유는 무엇일까. 데일리안이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의 분석을 통해 이 현상을 살펴봤다.


이데올로기적 요소 '최소화' 중도층 관심 끌었다


이승만 영화의 흥행 이유 중 하나는 이데올로기적 요소의 최소화다. 중도층의 거부감을 줄였고 철저하게 팩트 위주로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상대방을 공격하기보다 이승만 대통령의 긍정적 측면(농지개혁, 의무교육, 6·25 전쟁의 임전 태세, 4·19 희생자에 대한 위로 및 하야 등)을 강조했다는 점이 중도층의 관객들을 끌어들인 주요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중도층은 과도하게 이념적·투쟁적·정치지향적인 이슈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지만 중립적·안정적·민생지향적인 이슈는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러한 중도층의 특징이 '건국전쟁'에 적절하게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지나치게 '좌(左) 편향'…역사의식 재정립 의지 투영


최 원장은 "중도층의 시각에서 볼 때, 그동안 이념적으로 지나치게 좌(左)편향된 역사의식과 지나치게 폄하되었던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바로잡고 싶다는 의지가 '건국전쟁'이라는 영화를 통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져 온 북한 세습 정권이 실패했고, 최근 김정은의 대남 도발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반공주의에 대한 중도층의 고(高)평가 심리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가부장적 권위가 사라져버린 시대에 부성(父性)에 대한 향수도 '이승만 붐'에 작용했다고 짚었다.


최 원장은 "그동안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12명 가운데 이승만~박정희~전두환~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6명의 전직 대통령이 영화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2012년 진보진영에서 다큐 영화 '백년전쟁'을 제작해 뜨거운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이번에 '건국전쟁'에 이어 또 다른 이승만 영화 '기적의 시작'이 상영 중이며, 곧 '건국전쟁' 2탄이 나온다. 대통령을 주제로 하는 영화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전국민적 관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칫 국민 분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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