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우리 인생에서 얼마만큼 중요할까? 사회에는 학벌이 좋아도 일 못하는 사람이 있고, 학벌과 상관 없이 크게 성공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 학벌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는 공부 외의 적성을 살려 인생을 꾸려가게끔 도와주는 일에 아직 서툴러 보인다. 그래서일까. 요즘의 부모님들과 학생들은 ‘공부는 중요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 ‘이 정도는 해 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공존하는 것 같다. 우리 아이의 미래를, 진로를 고민하는 일이 더욱 복잡해진 요즘 사회이다.
ⓒ
그리고 이러한 진로 고민을 가장 뚜렷하게 느끼는 것은 중, 고등학생들인 것 같다. 아래 가상의 사례를 통해 ‘진로 고민’을 가진 학생이 심리검사를 받게 되는 과정을 풀어보겠다.
(아래는 가상의 사례입니다)
공부하기 너무 싫어요. 하지만 공부가 아니라면 뭘 해야 할까요?
올해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A의 어머니는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최근 A가 갑자기 “나 심리상담 센터에 가고 싶어”라고 한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즘 부쩍 무기력해졌음을 느낀단다. 공부에 영 집중은 되지 않는데 미래에 대한 걱정만 많아지고, 부모님 눈치도 보인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압박 한 번을 한 적이 없는데 A는 눈치가 보이나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몰라줘서 미안하기도 하고, 끙끙거리기만 하는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다. A가 진로를 정하기 위해 뚜렷하게 실천한 일은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작곡, 운동 등 여러 분야에 도전은 해봤지만 몇 개월 가지 못해 모두 관뒀고, 남은 건 공부 뿐인 것 같긴 한데 그마저도 진득하지 못하다. ‘건강하게만 크면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A의 어머니도 솔직히 답답하고 걱정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현재 마음 상태에 대한 점검과 진로 적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A는 종합심리검사 및 홀랜드 적성검사를 실시하였다. 심리검사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학업에 대한 관심은 저조. 호기심이 많지만, 인내력은 낮은 편. 적성검사 결과는 ‘사회형’
검사 결과, 지능은 평균 수준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지능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소검사에서 ‘평균’ 수준으로 평가되어 인지기능 전반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학습을 통해 습득되는 ‘일반 상식’이나 ‘어휘력’은 ‘평균하’ 수준으로 평가되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평소 학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A는 ‘처리 속도’ 영역에서도 평균 수준의 하단으로 평가되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평소 단순하게 반복되는 학업 내용이나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손으로 쓰면서 공부하는 행위에도 쉬이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A는 현재 무력감이 크게 상승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전에 비해 의욕을 발휘해 학업 과제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웠을 수 있겠다.
그리고 기질 및 성격검사(TCI)와 다면적 인성검사(MMPI-A) 결과, A는 자극추구 성향과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거나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길 것으로 보이며,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할 만큼 에너지도 있을 것으로 고려된다. 다만 인내력은 꾸준하지 못한 것으로 시사되는바, 한 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A는 홀랜드 적성검사 상 ‘사회형’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할 때보다 큰 동기와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A는 친구들에게 있어 ‘고민 상담사’, ‘고민 해결사’로 통한다고도 보고되었다. 그리고 이처럼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한해서는 인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된다.
검사자 제안: 서비스직이나 사회복지사, 청소년 상담사 등을 탐색해 볼 것. 다만 ‘진로’를 찾는 것보다도 꾸준함을 배워야
A는 모든 검사에서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리에 앉아서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는 것보다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활동적으로 교류하는 일을 할 때보다 큰 기쁨과 의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람들과 밀접하게 교류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해 보길 권한다.
또한, ‘진로를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보다 중요해 보인다. 요즘 사회에서 진로는 청소년기~성인기 때 고정되어 불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30대도, 40대도, 은퇴한 60대도 ‘진로 고민’을 한다. 때문에, 우선 진로에 대해 정해놓고 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지금 A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함’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A가 게으르거나 산만해서가 아니라, 기질적으로 에너지가 많고 활발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을 어려워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한 분야를 정하기 앞서서, 공부가 되었건 다른 분야가 되었건 1년 간 꾸준히 해보는 일에 도전해 보기를 권유한다. ‘무엇을 하고 사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
이정민 임상심리사 ljmin0926@naver.com
#리틀마인드 #플레이올라 #압구정심리상담센터 #이정민 #진로적성 #고등학생진로 #학업스트레스 #무력감 #홀랜드적성검사 #지능검사 #심리검사 #종합심리검사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