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민심 청취 목적 설명
野, 사정기관 장악력 확대 의심
시민사회수석실은 존치하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여당의 4·10 총선 참패 후 '소통 및 민심 청취 기능 강화'를 위해 민정수석실 부활은 불가피한 조치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조만간 관련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직 개편안 발표는) 이번 주는 아니고, 다음 주도 상황을 좀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명칭과 관련해선 "민정수석실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정수석실이 부활할 경우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할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이 새롭게 설치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도 "국정을 운영하다보니까 정책이 현장에서 이루어질 때 어떤 문제점과 개선점이 있을지 이런 정보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김대중(DJ) 정부에서도 처음에 민정수석실을 없앴다가 2년 뒤에 다시 만들었는데, 김 전 대통령께서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이해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정수석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때 신설됐다. 민정수석실은 역대 정권에서 공직기강 및 사정, 인사 검증, 여론 동향 파악 등을 담당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정수석을 없애고 민정비서관과 사정비서관으로 조직을 분리했지만, 옷 로비 사건이 터지자 1999년 민정수석을 부활시켰다.
현재 윤석열 정부 첫 민정수석에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사실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때 법무부 차관과 대검찰청 차장을 지냈다.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의 이름도 오르내리지만, 김 전 차관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논란이 됐던 사정 기능은 빼고 민심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정수석에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검찰 고위직 출신들인 만큼, 집권 후반기 사정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을 중심으론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각종 특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때 폐지가 검토됐던 시민사회수석실은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사회수석에는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이 검토되고 있다.
정무수석실의 경우 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1비서관실과 여론조사·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2비서관실을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선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상황실을 시민안전비서관실로 개칭해 정무수석실 산하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정무수석실 밑으로는 갈 것 같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