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사진 한 장에 지지층 들썩들썩
동고동락 당직자 격려…본격 행보?
여론조사·검색량에서 '스타성' 확인
"배제 아닌 보수의 자산으로 키워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공개 일정은 물론이고 통화 내용이나 우연히 찍힌 사진 한 장까지 화제가 될 정도다. 스타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보수 진영의 주요 자산인 만큼 당 차원에서 보듬고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당 사무처 당직자 등 20여 명과 시내 모처에서 만찬을 가졌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하며 고생했던 실무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참석자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지지자들이 선물해 준 책을 읽으며 체력을 회복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종종 보자"며 정기적 만남을 암시하는 말도 남겼으나 구체적인 날짜를 잡진 않았다고 한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 현안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한 전 위원장의 뒷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게재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의 자택이 도곡동이라는 점, 선거 유세 때 착용한 신발과 같다는 점이 근거였다. 뒷모습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될 정도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지지층의 애틋함은 컸다.
가수 김흥국씨와의 전화 통화도 관심을 모았다. 한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우리 당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도와줬는데 먼저 연락을 해야 함에도 사퇴를 하고 당 수습 때문에 못 챙겨서 죄송하다"며 "몸이 좀 좋아지면 따로 한 번 식사를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네이버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한동훈' 키워드 검색량은 영수회담이 있었던 지난달 29일을 제외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100% 무선 ARS)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21.9%로 이재명 대표(39.3%)에 이어 두 번째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조사 범위를 한정하면, 한 전 위원장 지지율은 58.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권 내에서는 한 전 장관의 '스타성'을 살려 국민의힘의 핵심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원외 조직위원장은 "보수 진영은 유독 경쟁자에 대해 포용하기보다 제거하거나 재기불능으로 만들려고 하는 문화가 강하다"며 "배제가 아닌 덧셈으로 한 전 위원장을 보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예전 같으면 패장은 쓸쓸히 사라졌는데 한 전 장관은 (다르다.) 총선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지지층이)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본 것"이라며 "보수 진영의 새로운 리더 중 한 명으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그런 것들이 동시 작용해 '이대로는 보낼 수 없다'는 많은 지지자들의 바람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보수 진영은 사람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선거가 끝나면 함께 노력하고 목표했던 사람을 보듬어야 다음 도전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며 "갈등도 있고 비판도 받지만 (한 전 위원장은) 보수가 키워야 할 인물 중 한 명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