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물량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분양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올해 상반기 중으로 청약 일정을 잡아둔 건설사들의 고심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전국 7만1997가구로 한 달 전(6만4964가구) 대비 10.8%(7033가구) 증가하며 1년 전(7만1365가구) 수준으로 회귀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 달 동안 늘어난 미분양 주택 7033가구 중 수도권 물량은 2678가구, 지방은 4355가구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지역별 미분양 주택 수는 수도권이 1만4655가구(20.4%), 지방이 5만7342가구(79.6%)로 물량 상당수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세부지역별로는 전국적으로 대구(9667가구), 경기(9459가구), 경북(9197가구), 충남(5697가구) 등 순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 있다.
일명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4월말 기준 1만2968가구로 집계돼 한 달 새 6.3%(774가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미분양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달에만 4만여가구가 청약에 나선다는 것이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44개 단지에서 3만9393가구(일반분양 2만9340가구)가 공급된다.
분양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한 상태에서 상반기 막바지 공급 물량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전망도 악화된 상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등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달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한 달 전 대비 10.3p 오른 110.3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을 넘겼다는 것은 미분양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업자가 그렇지 않은 사업자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주산연은 “분양 물량이 늘어난 상태에서 금리 상승추세 전환에 따라 대출 부담이 커지고 중도금과 잔금대출 제한이 풀리지 않는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5일 지방 8곳과 수도권 1곳에 대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특히 대구 남구와 울산 울주군, 충북 음성군, 전남 광양시, 경북 포항시, 경주시 등은 지난해 2월 말부터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