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기수’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내달 27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를 앞두고 선호도 1위에 올랐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케이와 TV도쿄가 지난 21∼22일 18세 이상 59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23%가 ‘차기 자민당 총재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꼽았다. 지난달 대비 8%포인트(P)나 상승한 수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달리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18%를 얻는데 그쳐 2위를 밀려났다.
그 뒤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1%)과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8%), 고노 다로 디지털상(7%),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6%),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2%)이 이었다. 이들 언론사가 앞서 지난달 시행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5%를 얻어 이시바 전 간사장(24%)에 이어 2위였다.
특히 세대별로 봤을 때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39세 미만·40대·50대·60대 이상 등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를 향한 지지 확대 분위기는 자민당 지지층에서 더욱 명확하게 확인됐다. 자민당 지지층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차기 총재로 적합하다는 응답률은 전달보다 14%P 오른 32%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율은 지난달 20%에서 이달 14%로 6%P 떨어졌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31일쯤 출마 의사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는 주변에 “이번 선거는 얼굴(당의 간판)을 바꾸면 좋다는 식의 문제가 아니라 당을 바꾸기 위한 진검승부여야만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둘째아들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일찌감치 일본 정계에서 총리 재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1981년생인 그는 43세로 출마 후보자 중 가장 젊은 데다 ‘비자금 스캔들’ 온상으로 지목된 파벌에 몸담지 않아 세대교체와 참신함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환경상 외에는 각료나 자민당 주요 간부로 활동한 경험이 없는 까닭에 총재를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나온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 2009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는 와중에도 수도권에서 당선되면서 화제성을 입증했다. 청년국장 등 당내 요직을 거쳐 2019년 38세의 나이로 환경상에 발탁됐다. 당시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그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환경단체 행사에서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기상천외한 답변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본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선발한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현재 제1당이 자민당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사실상 총리 선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