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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폐지압박' 혁신당은 '시행촉구'…이재명 침묵모드에 금투세 혼란만 가중


입력 2024.10.08 12:01 수정 2024.10.08 12:53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민주당 결론 도출 시점 여전히 못 정해

김민석 "한동훈 안 보채도 알아서 판단"

차규근 "시행 여부 더욱 오리무중에다

시장 불확실성 더 심화…이래선 안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를 둘러싼 결단이 늦어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혼선만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개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민주당의 금투세 시간끌기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이재명 대표의 입은 열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도 원내 3당 중 민주당만이 금투세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이 등장했다. 민주당의 금투세 결론 도출이 지지부진하자 국민의힘의 '폐지' 압박에 더해, 조국혁신당의 '시행' 압박 수위도 고조되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과 특정 성향 시민단체(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경실련·민변·참여연대)들은 8일 '금투세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혁신당은 앞서 금투세 시행을 당론으로 정했다.


회견에서 차 의원은 "혁신당은 줄곧 금투세 시행 여부를 9월 내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0월이 된 지금, 금투세 시행 여부는 더욱 오리무중인 상황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야당(민주당)에서조차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주장하는 것처럼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금투세 시행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니,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래선 정말 안 된다"고 우려했다.


차 의원은 "원내 정당 중 금투세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정당은 민주당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투세를 보완해 내년에 시행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 당내 의견 정리를 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특정 성향 시민단체들도 회견문을 통해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즉시 협조하라"며 "오늘로 2025년 1월 1일 시행까지 85일이 남았다. 주식시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유예와 폐지 주장이지 금투세가 아니다. 국회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결단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금투세 결론 도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유예파와 시행파 간 격론이 오갔을 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결국 금투세 도입과 관련한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됐으나, 당은 전날까지도 '결론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입장만을 이어갔다.


황정아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금투세 결론이 나오는 시점'에 대해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한 상황이니 지도부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마감 시한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전날 저녁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당은 상당한 토론을 거쳐서 큰 기조에 있어, 그냥 있는 그대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이미 국민들이 다 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당의 기류는 '유예론' 쪽으로 쏠려 있고, 다만 발표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크게 보면 시장개혁도 해야 되고 당장 시행하는 것은 무리다 하는 판단"이라며 "적어도 상당한 유예를 하거나 심지어 일부 폐지론까지도 포함하는 그런 의견에 스펙트럼이 있는 것이 이미 다 언론을 통해서 나와 있지 않느냐. 그 중에 가장 합리적인 공감대가, 그 중 넓은 것을 어느 시기에 (발표)할 것인가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 정의가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런 것들을 감안해 지도부 내에서 '이미 위임을 받았는데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고 '조금 더 숙고하자'는 의견도 있고 그런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금투세 폐지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선 "한 대표가 그렇게 보채지 않아도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고 한 대표가 주장하는 폐지론은 굉장히 일면적"이라며 "한동훈 대표가 제기하는 그냥 무조건적인 폐지론, 이런 것을 우리가 막 크게 괘념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들이 국민적인 요구와 저희들의 종합적 판단, 정책적인 종합성을 가지고 판단을 늦지 않은 시기에 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민주당은 금투세 결론이 '유예'로 확정될 경우를 대비해 여기에 동반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의 일환으로 지난 24일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금투세 유예론'의 핵심에 대해 "금투세가 시행되면 주식시장에 주가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므로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밸류업 조치를 선행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책위는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 △독립이사 의무화 △감사의 분리선출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총 의무화 및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 등의 내용을 제시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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