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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했다고 기생 취급?"…국악인들, '기생집' 발언 양문석에 '격노'


입력 2024.10.14 17:20 수정 2024.10.14 17:3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무형유산 이영희·신영희 등 50명, 양문석에 사과 요구

"DJ·文 부인도 청와대서 공연 관람…기생 취급 안 해"

"전통문화 보존 위해 노력하는 후학 자존심 꺾은 망언"

국가무형문화재 이영희, 신영희 명인 등을 비롯한 국악인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생' 발언 관련 규탄 기자회견에서 양문석 의원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가야금 하고 창 한 번 했다고 어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죄하지 않으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다."


국가무형문화재(무형유산) 보유자를 비롯한 국악인들이 양문석 민주당 의원을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렸던 국악 공연을 양 의원이 '기생집'에 빗대 표현한 것에 분노해서다.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50여명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은 국악인을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우리의 얼을 살려가는 인재로 인정해주지 양 의원처럼 기생 취급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악인들이 국회를 찾은 이유는 양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국악인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한 것을 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 놨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민들은 국악인을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우리의 얼을 살려가는 인재로 인정해주지 양 의원처럼 기생 취급하지 않는다"며 "가야금 하고 창 한 번 했다고 어찌 기생 취급을 할 수 있나. 사죄하지 않으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영희 명인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청와대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한 뒤 국악인들을 격려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하셨겠나"라면서 "양 의원같이 저희를 기생 취급은 안 하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신영희 명인은 "저는 70년 평생을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소리를 해왔다"며 "양 의원이 사죄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하면서 양 의원이 후학의 자존심을 꺾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무형유산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명창은 "저는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우리 후학들을 위해 반드시 양 의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사과를 얼마나 빨리하느냐 여부는 양 의원의 인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방영기 명창도 "저는 태어나길 나라를 위해서, 이런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라는 뜻을 소신으로 알고 평생을 해왔는데 (양 의원의)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비참했다"며 "양 의원은 당장 대한민국 국민 앞에서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대한민국을 떠나는게 오히려 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국회 문체위 소속 위원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주 국감 상황을 전해 들으신 선생님들께서 너무 상처를 받으셔서 국회에서 좀 말씀을 해야겠고 말씀을 하셔서 모시게 됐다"며 "이건 여야를 떠나서 척박한 환경에서 활동하시는 국악인들에게 있어 진짜 모욕적인 일인데도, 민주당과 양문석 의원은 여태까지도 아무 말이 없다. 반성들을 하고 꼭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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