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영업익 9.18조 가운데 반도체 3.86조...약 36% 비중
경쟁사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영업익(7.03조) 절반 수준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적자,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 분석
실제로는, 메모리에서 6~7조원대 영업익 올렸을 것으로
삼성전자의 주력 반도체 사업이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총 영업익 9.18조원에서 약 36% 상당의 비중인 3조 8600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연결 기준 2024년 3분기 매출 79.1조원, 영업익 9.18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35%, 영업익은 전년 대비 277% 가량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 2022년 1분기 77.78조원을 기록한 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다만 반도체 담당인 DS 부문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29조2700억원, 영업익 3조8600억원을 기록하며 대폭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 3분기 영업익을 4조원에서 4.4조원으로 추산했는데 이를 감안할 때 시장 컨센서스를 2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 가량 하회한 수치다.
통상 반도체 부문이 전사 영업익의 절반 가량을 견인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총 영업익 비중에서 40%를 밑도는 약 36%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PC 및 모바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재고 조정, 중국산 범용 D램 물량 확대로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진데다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고객사 공급이 늦어진 탓이다.
삼성전자 측은 "DS부문의 일회성 비용은 전사 영업익과 시장 컨센서스의 차이보다 더 큰 규모였다"며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적자 영향 ↑
DS 부문의 3분기 실적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익 3조8600억원이다. 핵심 제품을 맡는 메모리사업부는 모바일과 PC 등 전방 산업 부진으로 범용 D램과 낸드 수요 약세가 뒤따랐다. HBM 사업의 경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달리 5세대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늦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폭 확대도 반도체 영업익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와 재고 최소화로 매출은 늘었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업이익률은 전분기(22.6%) 대비 9.4%p 하락한 13.2%를 기록했다.
삼성 반도체 3분기 영업익은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절반 가량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을 앞세워 AI 서버향 메모리 판매를 대폭 늘렸다. 3분기 영업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4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3분기 삼성전자의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추정치가 대략 1조원에서 1조원 중반대인 점과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 폭이 1조원 중반대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DS 부문 메모리 사업부가 올린 3분기 영업익은 6~7조원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이번 실적 악화와 관련해 회사 측은 "파운드리의 경우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프로세스 디자인 키트(PDK)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4분기 전망, 다소 제한적이나 개선 기대감
삼성전자는 4분기 전망도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D램은 HBM 생산 판매는 확대되나, 선단 공정 기반의 DDR5, LPDDR5X 생산 증가는 전분기 대비 제한적일 것"이라며 "4분기 D램 빗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 수준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낸드는 서버 SSD 수요 견조, 전 분기 대비 추가 10% 수준 증가가 예상된다"며 "전체 낸드 판매량은 한 자릿수 초반 수준의 제한적 증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HBM의 경우 기존 HBM3E 판매 확대와 더불어 HBM4 개발도 동시 진행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삼성전자는 복수 고객사 판매 루트를 개척 중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삼성전자 측은 "복수 고객사향 HBM3E 8단 및 12단 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와 관련해서는 "고객사 재고조정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면서도 "선단 노드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전망되며, 4분기 중 2나노 GAA 양산성 확보와 추가 경쟁력 있는 설계 인프라 개발을 통해 주요 고객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제한적인 4분기 전망이나,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실적 영향이 낮은 만큼 향후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 사업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고, HBM3E(5세대)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초중반에서 4분기 50% 정도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8조87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쏟아부었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의 경우 약 56.7조원을 쏟아부었다. 그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84% 상당이다. 메모리는 시황과 연계된 탄력적 설비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다만 파운드리는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 축소가 전망된다. 삼성전자 측은 "설비 투자보다는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두고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캐펙스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