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을 넘지 못하고 탈락 위기에 몰렸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취점을 뽑고도 중반 이후 마운드가 무너져 일본에 3-6 패했다.
대만에 지고 전날 쿠바에 이겨 분위기를 바꾼 대표팀은 중반까지 예상보다 잘 싸웠다. 2024시즌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에 빛나는 다카하시 히로토(우완)를 상대로 홍창기 적시타에 이어 박동원이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143.2이닝 동안 단 1개의 홈런만 허용한 최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빼앗은 귀중한 홈런이다.
다카하시를 상대로 한국 타선은 4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당하면서도 7안타(1홈런)로 2점을 뽑았다. 다카하시가 내려간 뒤에는 윤동희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는데 5회말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잘 던지던 유영찬(2.2이닝 무실점)에 이어 등판한 곽도규가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사구를 던져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류 감독은 곽도규를 불러들이고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영하는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고, 스코어는 3-4로 뒤집혔다. 7회 등판한 정해영이 일본의 4번타자 모리시타 쇼타에게 왼쪽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얻어맞아 스코어는 3-6으로 벌어졌다. 이후 추격하지 못한 대표팀은 3-6 패배를 받아들였다.
경기 후 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타자들이 공략을 잘했다. 중반 분위기가 우리에게 올 수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유영찬이 정말 잘 던져줬다”며 “이영하 투입 시기가 늦어진 것이 패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투수들이 정말 잘 던졌다. 우리는 선발투수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락 위기에 몰린 상황에 대해 류 감독은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물고 물릴 수 있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 프리미어12에서는 B조 1·2위만 도쿄돔서 막을 올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한다. 현재로서는 한국을 꺾고 나란히 2승을 챙긴 대만과 일본의 진출이 유력하다. 한국은 1승 2패로 도미니카공화국과 공동 4위다.
경우의 수를 따진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전승을 한다는 전제 하에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전과 호주전을 이기고, 호주가 대만을 잡는다면 극적인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 승자승에서도 밀릴 수 있다. 대만전 패배가 치명타다.
전승을 해도 슈퍼라운드 자력 진출이 어려운 한국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 4차전을 치른다. 선발은 임찬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