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정국 속 의료개혁 뒷전 우려
의료계 “원점 재검토” 재차 강조
정부 “의료계와 대화와 협의할 것”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탄핵 표결 무산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당장의 직무정지는 면했지만 ‘비상계엄령’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 논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면서 의개특위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에 휘말리고 있다. 개혁 동력을 잃은 의개특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개특위는 그간 누적된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고 큰 틀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논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면서 활동이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의료개혁이라는 중요한 국정 과제까지 발목을 잡는 상황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의료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과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한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수록 특위 내 의사 결정과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의료개혁 지연으로 이어져 국민의 건강권 증진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9일 정부·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민의힘 불참에 따른 재적 인원 미달로 무산됐지만 사실상 국정 동력을 상실로 의료개혁의 표류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의정갈등이 격화만 해온 가운데 이번 계엄사태로 의료계의 불신이 깊어지면서다.
실제로 의개특위에 참여 중인 대한병원협회(병협)와 대한중소병원협회(중소병협), 국립대학병원협회는 최근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키로 했다.
이들 3개 단체가 특위 탈퇴를 결정한 데는 지난 3일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에 있다.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의료계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일당이 벌여 놓은 국정 혼란이 점입가경”이라며 “40개 의대 총장은 의대교수단체 TF를 즉시 구성하고 2025학년도 의대 모집중지와 정원감축을 실행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병협 입장문에도 이번 포고령에 따른 의료계 공분이 잘 담겨있다. 병협은 “이번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이 사실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전공의를 마치 반(反)국가 세력으로 몰아 처단하겠다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존중받고 합리적인 논의가 가능해질 때까지 의개특위 참여를 중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의개특위가 예정대로 연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발표할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당초 의개특위는 이달 말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선 방안 등을 담은 2차 실행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달 중 관련 공청회를 열기로 했지만 일정 역시 발표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현재로서는 연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개혁안 논의 상황을 보면서 발표일정을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료개혁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의료개혁을 착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의료계와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의료 개혁을 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정부와 의료진 모두의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지속해 의료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개혁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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