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힘주는 삼성, 모빌리티쇼 등판한 LG... 그 사연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5.14 06:00  수정 2025.05.14 06:00

정체되고 있는 가전보다 전장 시장 확대에 총력

반도체 및 가전 사업 기술력 응용 가능하다는 이점

삼성 하만, 최근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

LG전자도 모빌리티 협력 및 오디오 경쟁력 강화중

지난달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LG전자와 기아차가 협업해 만든 콘셉트카. ⓒ임채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통의 TV 및 가전 사업보다 모빌리티와의 협력 및 전장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가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반대로 전장 사업의 경우 고성장이 전망되는 까닭이다. 아울러 반도체 및 가전 사업에서의 기술력이 차량 시스템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전통의 가전사들이 전장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는 배경 중 하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했다.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인 하만은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한화 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방침이다.


이번 하만의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가 상징하는 바는 바로 삼성의 전장 사업 강화다. 하만의 경우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첫 진행한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삼성 자회사가 됐다.


이후 약 8년이 지나 하만이 이번 추가 인수를 통해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흡수한 것이다. 하만은 오디오 및 음향 장비 외에도 전장 부문이 전체 사업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장 회사인 만큼,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흡수 역시 전반적인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읽히고 있다.


인수 직전인 2016년과 비교해 인수 직후인 2017년 연간 영업익이 10분의 1 가량 떨어졌던 하만은 최근 2년 연속으로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보급이 늘면서 전장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차량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기존 삼성의 가전 및 오디오 기술력이 융합되면서다.


지난 1분기의 경우 하만은 영업익 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TV 및 가전 사업부의 1분기 영업익과 동일하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침체된 TV 가전사업보다 오히려 하만이 영업익 4000억원을 기록하며 더 큰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LG전자와 기아차가 협업해 만든 콘셉트카. ⓒ임채현 기자

LG전자 역시 최근 자사의 오디오 사업 매출을 키우겠다며 전면적인 브랜드 재편에 나섰다. 세계적 뮤지션 윌아이엠과 함께 사운드, 디자인 정체성을 재정립한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을 출시했다. 이번에 발표된 LG 엑스붐의 경우 포터블 오디오가 주력이지만, 사실상 단순한 스피커 경쟁이 아니라 AI 및 스마트홈, 전장과 연결된다는 점도 LG전자가 오디오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모빌리티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자사 내 전장 사업 담당인 VS 사업본부의 경쟁력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VS 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 2조8432억원, 영업익 1251억원을 올렸다. 이는 매출 및 영업익 모두 분기 최대치다. 전사 영업익에서 전장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두자릿수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기아차와 손잡고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을 구현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자사 HS사업본부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가전 사업과 AI 허브를 기아 PV5에 접목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LG전자는 지난달 초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콘셉트카 ‘슈필라움 스튜디오’와 ‘슈필라움 글로우캐빈’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생활 공간과 업무 공간으로 컨셉을 각각 나눠 그에 걸맞는 가전을 모듈로 조합해 구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콘셉트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하나의 대형 전자기기가 될 차량을 생활 공간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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