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사고 못 막는 이유는?…"시간 더 걸려도 인식전환 필요"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5.13 16:30  수정 2025.05.13 16:35

5월까지 공시 금융사고 규모 860억원

'책무구조도' 등 제도 통해 막기 어려워

직원 의식 변화까지 시간 오래 걸릴 듯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권의 대형 금융사고들이 잇따르고 있다. 은행들이 올해 주요 전략으로 너도나도 내부통제를 내세웠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올해부터 금융권의 중대재해처벌법인 '책무구조도'가 본격 도입된 만큼, 은행권은 사고 방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 일탈 사고의 특성상 제도적으로 막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직원들의 의식 변화를 위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올해 공시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건수는 13건, 전체 피해 금액은 857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피해 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하나은행이 5건(488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이 2건(221억51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국민은행은 4건(110억9800만원), 신한은행은 2건(37억500만원)이며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0건이었다.


이어지는 사고에 금융권의 분위기도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규모 사고가 알려진 후 당국 차원의 압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자금결제 업무에 대해 직무 분리를 시행하거나, 자금 인출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조직 개편하고 감시 시스템 강화…내부고발 시 포상금 인상까지


은행권은 이를 개별 은행들의 상황에 맞게 수정 반영했다. 특히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내부통제에 방점을 찍고 경영 전략을 제시해 왔다.


우선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이상징후 탐지 모형을 개발했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FDS를 구축했다.


이에 더해 우리은행은 금융권 처음으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등록제'를 시행했으며, 성과에 대해서는 단기적 평가를 지양하기 위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조직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민은행은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했고, 우리은행은 윤리경영실을 신설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내부 고발을 한 직원에게 주는 포상금도 올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기존 5억원이었지만 올해 최대 20억원으로 지급금액을 상향하기로 했고, 국민은행 역시 최고 10억원을 제공한다.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실효성 의문…"시간 걸리더라도 의식 변화 필요해"


올해부터는 금융권의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불리는 '책무구조도'가 전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르면 금융사의 임원은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책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고, 관리 의무 이행에 따라 제재 경감이 적용된다.


그러나 제도적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임원이 내부통제 관련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면 책무구조도가 적용된다 해도 양형기준에 따라 제재를 피해갈 수도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사고 근절을 위해서는 결국 근본적인 의식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내부통제 관련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하단 얘기다.


은행들도 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과 문화 체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강령 실천 서약을 실시하고, 매주 윤리경영 자기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임직원이 '스캔들 Zero'를 위한 서약서를 작성하고 이행을 다짐하는 선언식을 정례화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역시 임직원이 가져야 할 직업윤리 및 매너·에티켓 북을 제작했으며, 우리은행은 '윤리문화 특화 진단' 과정을 추가했다.


금융권 전문가는 "개개인의 의식 변화가 사고를 막는 핵심 전략"이라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깨끗한 문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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