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베이조스" 남기고 퇴사…기자·구성원에는 소회 남기지 않아
워싱턴포스트 사옥 앞에서 열린 제프 베이조스 비판 시위ⓒAP/연합뉴스
미국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가 경영난에 기자 300여명을 한꺼번에 해고하면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그간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WP 발행인이 7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발행인은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WP 기자들을 포함한 구성원들에게는 어떤 소회도 남기지 않았다.
8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윌 루이스 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는 이날 회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2년에 걸친 변화의 시간을 거친 지금이 내가 물러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며 자신이 사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지원과 리더십을 보여준 제프 베이조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이 기관은 그보다 더 나은 소유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전 발행인은 자신이 최근 단행한 대량 기자 해고와 관련해서는 "WP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수백만 독자에게 수준 높은 비당파적 뉴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들이 내려졌다"고만 언급했다.
다우존스 CEO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을 지낸 루이스는 WP가 이미 심각한 재정난을 겪던 2023년 WP의 발행인으로 영입됐다.
WP는 지난 4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수익률 감소 여파 속에 전체 기자 80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00여명을 해고했다. 아울러 오랜 명성을 쌓아온 스포츠면을 폐지하고 신간 소개 부문과 뉴스 팟캐스트 '포스트 리포트'도 중단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언론이던 WP는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가 지난 2013년 인수한 이래로 성향이 변질되고 고정 독자층이 이탈하면서 경영 악화에 직면했다.
WP는 지난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사설을 준비했음에도 이를 발행하지 않아 구독자 20만명이 신문을 해지하고 논설위원들이 사퇴하는 등 거센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루이스 전 발행인 시절 WP는 이미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사세가 위축됐다.
WP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베이조스가 신문에 적극적 투자를 단행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다른 곳에 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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