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지분형 모기지, 6월 대선 이후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
복잡한 구조에 수익 줄고, 손실 분담 우려…한국 부동산 정서와도 충돌
은행권 "대출보다 불확실성 크다"…지분 투자 방식 실익 의문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7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분형 모기지는 정책적 화두를 던진 것"이라면서도 "6월3일 이후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와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지분형 모기지'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제도의 실효성과 실행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대출 중심의 기존 금융 방식에서 투자 지분을 나누는 새로운 방식이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체계와 수익 구조 등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분형 모기지와 관련해 여러번 직접 언급하면서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분형 모기지는 정책적 화두를 던진 것"이라면서도 "6월3일 이후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지분형 모기지 카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금융계 수장들이 모인 특별대담에서도 지분형 모기지 도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하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6월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형 모기지는 정부·지자체·정책금융기관 또는 민간 금융기관이 거주자와 함께 주택을 공동 소유하고, 향후 주택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분담하는 구조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지분형 모기지의 실효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분형 모기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기보다는, 과연 이 제도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실무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수요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수도권처럼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주택이 남아도는 지방의 경우에는 적용이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분형 모기지는 집값 부담이 큰 계층을 위한 보완책으로 설계된 만큼, 지역별 수요와 공급 상황을 반영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은행권에서는 지분형 모기지의 복잡한 구조가 기존 대출 보다 금융기관에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은 채무자와의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로 관리가 용이한 반면, 지분형 모기지는 은행이 실질적인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권리관계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형 모기지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택 자산에 대한 투자자로서의 지위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며 "기존 담보대출과 달리 채권 회수가 쉽지 않고, 시세 평가와 수익 배분 등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분형 모기지는 대출이 아닌 투자이기 때문에 자연히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집값이 상승할 경우 투자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가격 하락 시 손실을 은행이 함께 부담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적인 부동산 인식과 정서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리스크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택이 단순한 거주공간을 넘어 '자산'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해 향후 주택 매각 시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정부나 은행과 나눈다는 구조가 소비자 입장에서 심리적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주택을 소유하면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온전히 소유자가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인 기대인데, 지분형 모기지는 이러한 인식과 충돌할 수 있다"며 "금융비용 부담이 보증료 등의 형태로 남게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실익이 모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지분형 모기지가 실제로 은행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되기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현실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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