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주체 '소소뱅크', 설립 취지 부합 강조
금융권 연합 '한국소호은행', 자본력·신뢰 기반
메리츠 중심 '포도뱅크', 투자금융 기반 확장 노려
IT 중심 'AMZ뱅크', 후발 주자 변수 주목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심사를 앞두고 4개 컨소시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각 컨소시엄은 사업 전략, 주주 구성, 설립 취지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며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마감된 예비인가 신청에는 ▲소소뱅크 ▲한국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며, 결과 발표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전국연합회(소액주주연합)를 주축으로 리드코프, 신라젠, BNK경남은행, 케이앤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다날, 전남식자재마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소상공인이 직접 주주로 참여해 주체·고객·운영까지 포괄하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소소뱅크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 설립이라는 정책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구조를 갖췄다"며 "저신용 소상공인 특화 상품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특히 리드코프의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상품 기획 경험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리드코프의 대부업 이미지에 따른 공정성 논란 가능성을 감안해, 컨소시엄 측은 메이슨캐피탈이 대주주 역할을 맡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호은행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BNK부산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이 주축을 이룬 컨소시엄으로, 여기에 흥국생명, 유진투자증권, LG CNS 등 금융·IT 기업이 고르게 참여하고 있다.
초기부터 업계에서는 자본력과 기존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당국의 안정성 기준에 부합하는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기존 대형 금융사가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확장할 경우 온·오프라인 금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포도뱅크는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군인공제회 등이 주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홍록, 게이트웨이 파트너스(Gateway Partners), 광명전기, 이수그룹 등도 참여하면서 중견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조화를 이룬 구조를 갖췄다.
포도뱅크는 메리츠금융그룹의 리스크 관리 및 수익 모델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지향한다. 금융·투자 중심의 고객층을 확보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과 차별화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AMZ뱅크는 IT 플랫폼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을 표방하고 있으며, 현재 주주 구성을 유동적으로 조율 중인 상태다.
사업계획서 상으로는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뱅킹 인프라, AI 신용평가 시스템 등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이나, 기술 중심 전략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에는 규모와 자금력을 갖춘 한국소호뱅크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며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대형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진출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시장의 다양성과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본래 목적과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에는 자금력과 인지도를 앞세운 한국소호뱅크가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컨소시엄 간 실질적인 금융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명분과 차별화된 구조도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각 컨소시엄이 내세우는 전략이 명확히 구분되고 있어, 단순한 자본 규모보다는 설립 취지와 금융소외 계층에 대한 실질적 포용 전략이 핵심 평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6월 예비인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본인가 신청 및 심사를 거쳐 실제 제4인뱅 출범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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