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한덕수·홍준표 '화합', 尹 '탈당'…커지는 '김문수 원팀' 요구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17 06:10  수정 2025.05.17 06:10

홍준표에 '특사 파견'…'보수 빅텐트' 안간힘

'한동훈·한덕수'에 "대선 승리에 힘 보태야"

조력 움직임 꿈틀…일각 "극적 효과 노려야"

'尹 탈당' 필요성 높지만 "천천히" 목소리도

김문수·한동훈·안철수·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21대 대선 후보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결과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선 정국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지 않는 당내 정치지도자들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력으로 도와도 박빙인 승부를 나몰라라 하는 탓에 원팀 형성이 되지 않고 있어, 지금이라도 이들이 김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 역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빠른 결단으로 김 후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당원들이 선택한 대통령 후보인데, 개인적인 이유로 선거 지원에 소극적이라면 당을 같이 하는 동지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책임있는 리더들의 결자해지를 요청 드린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책임있는 리더'에는 김 후보와 경선을 펼쳤던 홍준표 전 대표, 한동훈 전 대표 그리고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 의원과 같이 세 사람이 김 후보를 도와 대선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안철수 의원도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전 시장은 당의 자산이자 중심이셨다"며 "경선 과정에서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국민과 당원들을 위해 너그러이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이어 한 전 대표를 향해선 "페이스북 글 몇 줄로는 이재명을 이길 수가 없다. 이제는 거리로 나오라"고 촉구했고, 한 전 총리에겐 "후보 교체 과정의 아픔은 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나서달라. 시작하셨다면 끝도 함께 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 사람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실제 움직임도 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전 대표의 비서실상을 맡았던 김대식 의원은 오는 18일 미국 하와이를 직접 방문해 홍 전 대표를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을 향해 섭섭함을 토로했던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며 "(김대식 의원에게) 오지 말라고 했다"고 복귀 의사가 없음을 못박았다. 이 같은 홍 전 대표의 만류에도 김 의원은 출국을 강행하기로 했기에, 이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선 후보실에서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전 대표는 세 사람 중 가장 '선거 지원'에 가깝게 와 있는 인물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라이브방송에서 주변에서 자신이 선거를 돕지 않고 있단 평가를 내놓고 있다는 데 대해 "그게 무슨 말이냐. 내가 이렇게 (페이스북 메시지나 라이브방송 등) 싸우고 있는데"라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대선을 지원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또 한 전 대표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첫번째 TV토론이 열리는 18일 이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는 조언을 꺼내들면서도 "김 후보가 결단하지 않아도 나는 이재명 민주당과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친한계이자 한 전 대표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나와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와 동선은 다르더라도 지방 유세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순간에는 그래도 필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게 내 생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측 역시 협조적이다. 김 후보가 직접 제안한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리는 고사했지만 한덕수 캠프에서 대변인직을 수행했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등 일부 인사가 이미 김문수 캠프에서 활약하고 있는 등 유려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다만 한 전 총리 본인의 등판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내에선 이번 대선 경선 판을 흔들었던 세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지만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우리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세 분이 도와준다면 분명히 여론이나 흐름이 뒤바뀌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느 정도 지지율이 붙었을 때처럼 극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등 어느 정도 극적 효과를 연출하는 모습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의 조력만큼이나 김 후보의 대선 승리에 필수적인 것으로 꼽히는 것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다. 윤 전 대통령이 당적을 내려놓아야 '윤석열 대(對) 이재명'의 구도를 탈피할 수 있고, 중도층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단 관측이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측근에게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탈당)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실제 탈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조용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당적 문제가 돼 이슈가 돼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이슈로 다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당내 여전히 존재하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갑작스러운 탈당 모습에 실망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 본인도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있으니 (탈당을) 하기야 하겠지만, 하더라도 예우를 지켜가면서 천천히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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