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씨 재발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완진 '난항'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5.19 19:02  수정 2025.05.19 19:03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사흘째인 19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잔불이 타고 있다.ⓒ금호타이어

19일 오전 진화율 90%를 넘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진화작업이 완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큰 불길은 잡혔지만, 타이어 재료를 불쏘시개 삼아 꺼진 불이 다시 타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잔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광주 광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화 지점(2공장 2층 구석) 인근에서 타이어 재료를 불쏘시개 삼은 불더미 200여개가 꺼지지 않으면서 소방 당국의 막바지 진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완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날 오전 공장 건물 내부 타이어 재료(생고무)를 실처럼 얇은 천을 동그랗게 말아놓은 더미 곳곳에서 불이 되살아났다. 타이어 재료 더미는 불에 타더라도 재로 변하지 않고 한 곳에 뭉쳐 용암처럼 불을 머금고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오전 11시29분쯤에는 진화 작업 도중 2층 천장에서 낙하물이 떨어져 모든 대원들이 철수하기도 했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2층 공장 바닥과 천장이 10~15㎝씩 가라앉는 현상이 보고됐다. 당국은 이를 건물이 붕괴할 조짐으로 보고 인력과 장비 등을 모두 철수시켰다.


소방 당국은 잔불 지점까지 거리가 멀어 일반적인 진화 장비로 소방 용수를 뿌리기 어렵다고 보고 전날 복귀시킨 특수장비를 다시 동원하고 있다. 불이 꺼지지 않는 타이어 소재는 고성능 파괴차를 투입해 건물을 부수면서 잔불을 진화하고 있다.


당국은 내부로 진입해 진화하는 작업이 위험하다고 보고 2·3층 천장을 파괴한 뒤 위에서 물을 직수하는 방식의 진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불을 모두 끄는 대로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과 국과수는 이날 화재 현장에서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께 소방 당국에 신고됐다. 공장 내 2개 구획 중 서쪽 공장 정련 공정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 오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꽃이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이틀째인 전날 오후 2시 50분쯤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당초 생고무 20t이 적재된 곳에 불이 나면서 진화 작업에 최장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화재 발생 31시간여 만에 주불을 잡는 데 성공했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광주공장 피해 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근로자 고용안전 보장을 위해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고용위기지원금도 긴급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1조2947억원으로 가치가 산정된 광주공장을 대상으로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지급 가능한 보험금 최대한도는 5000억원이다. 최종 보험금은 보험사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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