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 온 대선…‘노동자 vs 기업 자율’ 노동공약 극과극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5.06.02 13:24  수정 2025.06.02 14:02

주 4.5일제 놓고…이재명 ‘단축’, 김문수 ‘유연화’

‘기업 자율’ 강조한 金…‘노동자 권익’ 외친 李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뉴시스

21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노동정책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노동존중’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김문수 후보는 기업 자율성과 유연한 고용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두 후보의 노동철학과 전략은 법제도 개편, 근로시간, 임금체계, 정년 정책까지 전방위로 갈리는 모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역시 파격적인 노동공약을 앞 세웠다.


근로시간·정년연장 공약에…엇갈린 李·金의 해법


이 후보는 법정 노동시간을 주 36시간으로 줄이고, 이를 주 4.5일제 형태로 정착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금요일 반일 근무 등으로 실노동시간을 감축하면서도 임금은 줄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포괄임금제 금지도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겠다고 밝혔다. 장시간 노동 해소와 일·생활 균형 개선이 공약의 핵심이다.


이 후보의 이같은 공약에 노동계는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인건비 증가로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삭감없는) 주 4.5일제 도입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면 그 자리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강행했다가는 오히려 실업자를 양산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유연한 4.5일제 근무를 공약으로 걸었다. 기존 주 40시간 체계는 유지하되 노사합의에 따라 연단위 노동시간 조정, 탄력·선택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공약했다. 고소득 전문직에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예외로 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는 고령사회에 대한 대응도 극명히 갈린다. 이 후보는 법정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국민연금 수급 시점인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겠다고 주장한다. 정년과 연금 사이 소득 단절을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김 후보는 기업 인건비 부담 증가와 청년 고용 감소를 우려해 정년을 연장하려면 임금체계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법적 정년연장 대신 퇴직 후 임금을 조정해 재고용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노란봉투법·중대법 논쟁 재점화…‘노동보호’, ‘기업부담완화’ 충돌


이 후보는 하도급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재추진을 공약했다. 하청업체가 원청과도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무산된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를 정면 반대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해당 법이 시행되면 불법 파업이 늘고, 원청의 책임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산업 현장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갈린다. 이 후보는 “법 시행 후 사업장 사망자가 줄었다”고 평가하며 현행법 유지를 주장하고, 김 후보는 “중소기업까지 획일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업장 규모별 차등적용과 처벌 완화를 약속했다.


‘최저임금 차등’, ‘심야노동 금지’…이준석·권영국 후보 노동공약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요 노동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방자치단체가 ±3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도 주장하고 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주요 4인 후보 중 가장 급진적인 노동공약을 보이고 있다. 권 후보는 몰아서 일하기 없는 온전한 주 4일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심야노동의 원칙적 금지도 내세웠다. 사회적 공익과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심야노동을 허용하고 심야노동을 할 경우 24시간 연속휴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30일 진행됐던 사전투표의 누계 투표율은 34.74%로 집계됐다. 본투표는 다음날인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