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로잡은 KAI FA-50...글로벌 하늘길도 활짝 열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6.05 13:55  수정 2025.06.05 13:56

필리핀에 12대 추가 수출 계약...1조 규모 달해

10년여 만에 동일 기종 재수출...성능·신뢰 입증

강구영 사장 사의 표명…새 정부 인선·정책 관심

KAI가 개발·제작한 FA-50 경공격기.ⓒ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과 1조원 규모의 FA-50 경공격기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방산 수출의 청신호를 켰다.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의 ‘방산 4강 도약’ 구상도 본격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가 개발·제작한 FA-50 경공격기가 필리핀에 추가 수출되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계약 규모는 항공기와 후속 군수지원을 포함해 총 7억 달러(한화 약 9753억원)로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이다. 2030년까지 항공기 12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앞서 KAI는 2014년 필리핀과 FA-50PH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 2017년까지 납품을 완료한 바 있다.


FA-50은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정밀유도폭탄, 자체 보호 장비 등을 탑재해 개발한 다목적 경전투기다. 동급 모델 대비 우수한 ‘가성비’와 신속 납기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FA-50을 운용하는 나라로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폴란드, 이라크 등이 있다. 필리핀의 경우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심화로 인해 FA-50을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


KAI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 공군,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외교부, 필리핀 현지 공관 등 정부와 군, 기업이 원팀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AI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 첫날인 전날(4일) 새 정부와 발맞춘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강 사장은 전날 한국수출입은행을 방문해 차기 사장이 선임되는 대로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KAI의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강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 인물로 공군사관학교 30기 출신이자 국내 1세대 시험비행 조종사다. 국산 훈련기인 KT-1과 T-50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의 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 포럼’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 정권 교체와 맞물려 거취 문제가 주목받아왔다.


이에 새 정부가 선임할 KAI의 차기 사장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방산을 ‘글로벌 4강’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방산 수출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특히 항공우주 분야까지 지원을 확대하며 방위산업의 한국판 수출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A-50이 기존 수출국에서 운용성과를 인정받으면서 향후 수출 협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방산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기조를 보여온 만큼 정부의 정책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과 규제 완화가 수출 확대·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을 비롯해 항공우주, 조선은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산업으로 부상한 상황”이라며 “대통령도 해당 산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해외 수주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산업별 지원 강화와 규제 해소는 기존 주도 산업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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