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클래스는 흔들리지 않는다”…벤츠 대형차 총괄의 기술 자신감

진델핑겐(독일) =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6.08 16:00  수정 2025.06.08 16:00

독일서 벤츠 그룹 AG 대형차 총괄 뢰커 박사와 인터뷰

레벨 3 자율주행부터 챗GPT까지…플래그십 세단 정체성

“韓, 매우 중요한 시장”…벤츠, 전담 조직 두고 현지 대응

좁은 골목·방지턱 등 반영…S-클래스, 韓 맞춤형 개발 강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대형차 부문 총괄 엔지니어인 올리버 뢰커 박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S-클래스는 언제나 자동차 제조 기술의 정점을 정의해온 모델이며, 이는 미래에도 동일하게 이어질 예정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대형차 부문 총괄 엔지니어인 올리버 뢰커 박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차세대 기술 변화 속에서도 S-클래스의 위상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벤츠의 철학과 자신감을 드러낸 대목이다.


뢰커 박사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에서 대형차 부문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로, 현재는 S-클래스와 EQS를 포함한 플래그십 세단 라인의 전동화 플랫폼인 EVA2의 개발을 이끌고 있다. 2009년 메르세데스-벤츠에 합류한 이후 GLE, GLS, S-클래스 등 핵심 모델의 패키지 설계, 프로젝트 총괄, 차량 개발을 두루 맡아왔다.


특히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S-클래스 전체 차량 설계를 책임지는 총괄 엔지니어로 재직했다. 이후 EVA2 설계와 시험 단계를 거쳐 2020년부터는 플랫폼 전체를 지휘하고 있으며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대형차 전략의 기술적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디자인·고객경험…S-클래스가 지키는 ‘플래그십의 본질’
역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차량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뢰커 박사는 자동차 산업이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S-클래스는 계속해서 엔지니어링의 선두주자이자 플래그십 세단의 본질을 대표하는 모델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는 좀 더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차량 아키텍처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디지털화 같은 기능들이 더 탑재가 될 것”이라며 “이 세그먼트에서의 리더 포지션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QS와의 차별성에 대한 질문에는 “EQS는 차세대 순수 전기차로 공기역학과 효율성 측면에서 기준이 되는 모델을 목표로 개발됐다”며 “S-클래스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본질을 계속해서 정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전기 구동이든 첨단 내연기관이든 어떤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더라도 S-클래스의 혁신성과 디자인 철학은 유지될 것”이라며 “미래에도 S-클래스는 우월한 존재감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대형차 부문 총괄 엔지니어인 올리버 뢰커 박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이런 벤츠의 자신감과 달리, S-클래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에서 BMW 7시리즈가 처음으로 S클래스를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신차 효과 부진과 고금리 영향 등으로 S클래스 판매가 반 토막 난 반면, 7시리즈는 내연기관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이자 기술력과 브랜드 충성도가 중요한 세그먼트에서 경쟁사가 주도권을 가져간 상황에서, S클래스가 다시금 기술적 우위를 입증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뢰커 박사는 “안전, 편의, 혁신 등 S-클래스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시속 95km/h까지 가능한 레벨 3 자율주행을 비롯해 챗GPT 탑재,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 E-액티브 바디 콘트롤, 마누팍투어 같은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위한 S-클래스의 경험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국은 전략적 시장…현지 맞춤 개발 강화”


뢰커 박사는 한국 시장과 고객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S-클래스는 고객 중심적으로 설계된 모델이며, 특히 한국은 당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벤츠는 한국 시장 대응을 위한 전담 개발팀과 판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팀(한국 시장 대응팀)은 특수 요구사항에 대한 모든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런 요구를 수용한 사례로 특수한 내비게이션 설루션을 개발해, 목표 시장인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좁은 골목이나 과속방지턱 같은 구조물들도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형태를 반영해 테스트하고 있고 차량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저희 엔지니어도 한국으로 출장을 가서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대형차 부문 총괄 엔지니어인 올리버 뢰커 박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음성인식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의 디지털 요소도 현지화해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의 경우 티맵 내비게이션은 물론 플로, 멜론 등 현지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UI를 설계하는 것은 중요한 도전 과제이자 중요한 지향점”라고 짚었다.


다만, 레벨 3 자율주행이나 AI, 챗GPT 같은 기능의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서는 “정확한 일정은 알지 못한다”며 “지역별 규제 상황에 따라 도입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기능들은 한국 시장에도 도입될 예정”이라며 “실제로 개발 인력이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테스팅 하우스’에서 한국 시장에 맞는 기능들을 검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S-클래스가 어떤 차인지에 대해 정확한 감각을 갖고 있어 한국 고객들의 피드백은 매우 흥미롭다”며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이런 도전적인 피드백을 찾아 나서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