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은 본인들이 당했으면서 증명은 소비자가 직접해야 한다. 심지어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피켓팅을 뚫고 예매한 공연도 보지 못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
티켓 예매사이트 예스24의 접속 오류 사태로 인해 공연 예매 관객들의 피해가 빗발친 가운데, 예매처가 어떤 보상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국내 1위 온라인서점이자 티켓 예매 플랫폼인 예스24는 9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도서 검색 및 구매뿐 아니라 티켓 예매·취소·환불, 전자책(eBook) 구독 등 서비스 일체가 중단됐다. 다행히 최우선적으로 12일 공연 입장 처리 시스템(예매처 확인용) 일부가 복구돼 공연 현장의 혼란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앞선 사흘간 공연 입장 관련 피해에 대한 보상안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다.
실제 시스템이 중단됐던 사흘간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특히 ‘피켓팅’ 속에서 어렵게 공연을 예매했던 관객들이 공연장까지 찾아갔다가, 공연을 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현재 X(옛 트위터)에는 분노, 절망, 그리고 책임에 대한 요구가 뒤섞인 감정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뮤지컬 공연 관객은 “티켓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은 과정인데, 그러한 노력이 기술적인 문제로 무의미해진다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연계에선 혼란을 막기 위해 티켓 소지자들이 입장할 수 있는 대체 방법을 모색했다. 예매 정보 확인을 위해 각 공연장 매표소 운영 시간을 앞당기고, 좌석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예매 당시 지정했던 좌석 대신 비지정석을 랜덤으로 배부하기도 했다.
다만 한 공연 관계자는 “최대한 공연을 볼 수 있는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좌석 정보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현장 상황에 따라 관람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면서 “실제 공연장까지 왔지만 결제 메일 등을 삭제한 상태여서 좌석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관객들이 공연을 보지 못하고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예스24의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 공연 중인 작품들에 그치지 않았다. 그룹 에이티즈의 콘서트 티켓 추가 예매와 박보검 팬미팅 투어 사전 예매 일정 등도 연기됐고, 그룹 엔하이픈 앨범 발매 기념 오프라인 팬사인회도 취소됐다. 7월 팬미팅을 앞둔 데이식스 역시 예약 일정을 연기했고, 가수 비아이의 공연 팬클럽 선예매도 연기됐다.
예스24는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미 매진된 공연의 경우, 팬들이 원하는 캐스팅이나 회차의 티켓을 다시 예매할 수 있을지가 큰 우려 사항이다. 각 공연마다 특정 출연진과 제한된 좌석이 있다는 공연의 특성상, 단순한 환불만으로는 놓친 경험을 완전히 보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스24 먹통 사태의 여파는 개별 티켓 소지자를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될 여지도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히 공연 부문이 상당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약회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예스24가 문제를 투명하게 밝히고,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연과 관객의 만남을 주선하는 예매 플랫폼이 신뢰를 잃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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