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예비인가 다음달 진행될 듯…새 정부 기조에 무산 가능성도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6.17 06:44  수정 2025.06.17 06:44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지만

당국 수장 인선 등 우선순위 밀려

'배드뱅크' 속도에 백지화 가능성도

다음달 중으로 제4인뱅 예비 인가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예비 인가 심사 및 사업자 선정이 당초 이달에서 다음 달로 미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신청 컨소시엄에 서류 보완을 요청하는 등 심사 절차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배드뱅크 설립에 힘을 실으며 제4인뱅 출범 자체가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음달 중으로 제4인뱅 예비 인가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올 상반기 내에 예비 인가 심사를 끝낼 계획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각 컨소시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현재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은 소소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 AMZ뱅크 등 네 곳으로, 금감원은 이에 대한 서류 검토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후 상반기 내 금감원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과가 발표될 계획이었지만, 외평위 심사 일정이 현재까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외평위에 금융·법률 등 7개 분야에 기술평가 분과를 신설해 신용평가모형을 집중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의외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기간 동안 각 컨소시엄의 PT도 예정돼 있었지만,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PT 일정 등에 대해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연 원인으로는 우선 금융당국 수장의 인선 작업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복현 금감원장이 퇴임하면서 이세훈 수석부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교체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인선이 진행되더라도 이후 인가를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고, 이에 결과 발표가 자연스럽게 7월로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일정이 지연되는 것을 넘어 제4인뱅 설립이 후순위로 밀리거나 백지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 정부의 금융 정책 우선순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포용금융을 기치로 내걸고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에 특화된 인뱅 설립을 추진해왔다. 기존 인뱅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배드뱅크'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상대적으로 제4인뱅의 동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큰 틀은 같지만, 부실 채권을 사들여 채무 조정을 해주는 배드뱅크 설립이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보다, 당장의 부실 위험을 관리하는 배드뱅크 설립에 정책적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며 "제4인뱅의 필요성에 대한 원점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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