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특별기 운항 이어 관련 항공권 할인
회계상 '부채' 털어내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
'활용처 부족' 공정위 지적 보완 행보로도 풀이
"통합안 내용 및 재제출 시점 말하기 어려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국제선 마일리지 특별기를 운영하거나 마일리지 항공권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2027년 1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미소진 마일리지를 털어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마일리지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부터 7월 3일까지 3주간 '마일리지 나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7개, 중국 12개, 동남아 9개, 동북아·중앙아 각 2개 노선, 미주 1개, 대양주 1개 노선 등 총 34개의 국제선 노선이 대상이다. 해당 노선에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면 최대 1만 마일리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인천~시애틀 노선의 경우 왕복 기준(7만 마일리지) 1만 마일리지 할인이 적용된다. 성수기로 꼽히는 6~9월에도 제외 기간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4회 운영해 평균 92% 예약률을 기록했고, 국내 최초로 국제선 마일리지 전용기를 황금노선인 미주 노선에 띄웠다. 아시아나항공이 6~9월 마일리지 전용기를 운영하는 노선은 국제·국내선을 합해 모두 70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 'OZ마일숍'을 통해 생활가전, 자전거, 영화관람권 등 실생활에 밀접한 상품도 판매하며 마일리지 사용 유도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좀 더 다양하게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라며 "마일리지로 항공편을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마일리지 소진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7~9월 수요가 많은 김포~제주 노선에 마일리지로 우선 발권을 할 수 있는 마일리지 특별기를 편성했다. 항공기 기종은 프레스티지석이 포함된 에어버스의 중형 항공기 A330-300(284석)을 투입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결제 시 일부를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는 '캐시 앤 마일즈', 전용 온라인몰 '스카이패스 딜' 기획전 등을 통해서도 마일리지 소진을 독려 중이다. 여기에 '보너스 핫픽'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며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할인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두 항공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2027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회계상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일리지는 항공사 재무제표상 부채(이연수익)로 분류되며 사용 시 매출로 인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분기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두 항공사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3조5000억원이 넘는다. 각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은 2조6205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519억원의 미사용 마일리지가 있다. 대한항공 미사용 마일리지는 지난해 말보다 1.8% 증가했고, 아시아나항공은 0.9% 줄어들었다.
이에 업계는 두 항공사가 최대한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하기 위해 마일리지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2일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해 '퇴짜'를 놓은 것과도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는 마일리지 제휴 사용처 범위가 기존보다 축소돼 아시아나항공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 반려 사유는 제휴 마일리지와 탑승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 산정 방식, 자투리 마일리지 활용처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낸 통합안의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완전 통합을 위해 마일리지 포함 약관 변경을 공정위로부터 승인받아야 하는 만큼, 공정위의 지적 사항을 보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공정위에 보완한 마일리지 통합안을 어느 시점에 제출할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통합안의) 구체적 내용 및 (재제출) 시점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합리적인 보완 방안 마련에 서둘러 2027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통합 항공사 출범 일정에 차질이 없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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