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사기간·공사비 등 조건 완화 시사
롯데건설·DL이앤씨·한화건설 등 검토
현건 불참으로 위기 맞은 사업 재시동 주목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을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의 공사 입찰조건 완화 기대감에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기존 컨소시엄에서 주간사를 맡았던 현대건설의 불참 선언으로 위기를 맞았던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DL이앤씨·한화건설 등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이들은 기존 컨소시엄에 들어가 있지 않았으나 국토교통부가 공사기간·공사비 등 입찰조건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내부적으로 사업 참여 득실 여부를 따져보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한화 건설부문과 DL이앤씨도 입찰 조건에 따라 사업 참여를 모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는 4차례 유찰 끝에 지난해 10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지난 4월 국토부가 제시한 입찰조건으로는 공사가 어렵다며 공사기간을 84개월에서 108개월로 연장하고 공사비도 1조원 더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현대건설은 사업에서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올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예산 9640억원 중 5200억원 가량을 불용 처리하면서 당초 목표로 한 오는 2029년 개항에 차질이 생겼다.
분위기 반전은 지난주 국토부가 재입찰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주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건설사가 근거를 가지고 조건 완화를 제안한다면 저희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올해 예산 감액은 안타깝지만 내년에는 충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입찰 조건 의견 수렴 과정과 입찰 조건 변경 시 행정절차 등을 고려하면 다음 달 내 재입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입찰에 돌입하면 기존 컨소시엄에서 현대건설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등 부산 해역 공사 경험은 물론 해외 항만 공사 등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컨소시엄 지분은 현대건설(25.5%)·대우건설(18%)·포스코이앤씨(13.5%) 등의 순으로 많았고 중견 건설사 8곳이 각 4%씩,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4곳이 합산 11%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현재 참여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국토부 주관 10대 건설사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 과정에 있고 당사도 적극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만일 재공고 후 당사가 최종 입찰 참여하기로 결정한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대표 주간사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조성 사업은 국가가 추진하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로 국내 대표 건설사들이 참여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사업성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공항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공사에 참여하면 해외 사업 수주에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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