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기부자 넘어 협력자... "음악으로 소아·청소년 정신 건강 도전"

ⓒ'세브란스' 유튜브 갈무리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오히려 나보다 일찍 와 준비를 하고 치료자분들과 미리 사전 미팅을 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 굉장히 숙연해졌다."

세브란스 병원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가 '민윤기 치료센터 건립'에 50억원을 쾌척한 방탄소년단 슈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4일 '세브란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천근아 교수는 "민윤기 치료센터는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에 꼭 간직하고 있던 꿈을 이루는 기적"이라면서 "처음 슈가를 만난 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천근아 교수는 "슈가가 원래부터 소아·청소년 정신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11월에 저를 찾아와서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밝혔고 또 하나는 작년 가을에 자폐스펙트럼장애 교과서를 출간한 적도 있다. 슈가가 협업의 파트너로 세브란스 병원을 선택해줬다"고 했다.

이어 천근아 교수는 "슈가는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 안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호흡에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썼고, 슈가의 행복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센터의 구축에는 슈가의 기부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자기 감정이나 언어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아이들조차도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천근아 교수는 "슈가가 청소년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 플랫폼, 하드웨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저와 소통하며 더 느끼게 된 것 같다. 전용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차올랐고 아주 크게 50억원이라는 재정적 후원을 해주게 됐다"고 말했다.

민윤기 센터의 방향에 대해 천 교수는 "슈가 곡 중에 '아미그달라'가 있다. 뇌에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 이름이다. 슈가는 뇌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발달장애 지인을 접하고 사회적인 관심,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음악이란 매개를 통해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임상적으로 효능을 검증하고 매뉴얼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슈가는 지난 23일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의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돕는 ‘민윤기 치료센터’를 건립에 50억원을 쾌척했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오는 9월에 완공 예정으로, 언어·심리·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고 임상 연구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