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풀 '키맨'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뉴스속인물]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7.05 08:10  수정 2025.07.05 08:10

삼부토건 의혹 관련 김 여사 직접 연루 규명에 핵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임성근 구명 로비에도 연루

채상병 특검, 이 전 대표 출국금지…소환 조사 가능성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1호 수사'로 낙점하며 의혹의 시작점이자 핵심인물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에게 이목이 향하고 있다. 삼부토건과 김 여사 간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그가 핵심 퍼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삼부토건 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등 특검법에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들에 광범위하게 연루돼 있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풀 '키맨(Key man)'으로 지목된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현판식을 열고 본격 출범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연루된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14일에는 삼부토건 관련 회사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이 특검법에 따른 16개 사건 중 1호 수사 대상이 된 것에 대해 가장 먼저 준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자 조사를 신속히 병행하는 등 속도전에 임하겠단 뜻도 밝혔다.


당초에도 법조계는 삼부토건이 1호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왔다. 3대 의혹(도이치모터스·명태균·건진법사 관련 의혹)이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확인된 것과 달리 삼부토건 관련 의혹은 이전 수사기관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부토건 관련 의혹은 사실상 강제수사권이 없는 금융감독원 조사만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부터 약 7개월 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 올해 4월 전·현직 삼부토건 경영진 5명을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고발 명단에 김 여사는 포함하지 않았다.


김 여사가 삼부토건 주가 조작과 관련 있단 의혹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란 메시지를 올린 것이 확인되며 불거졌다.


삼부토건 관계자들은 지난 2023년 5~6월 회사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착수한 것처럼 조작해 주가를 끌어올려 수 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주식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전 대표가 문자를 보낸 시기가 주가조작이 이뤄지던 시기와 겹쳐 김 여사가 사건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 관련 다른 의혹들에도 연루돼 있다. 우선 그는 자신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 여사의 계좌 두 개 활용한 것이 확인됐다.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직원 컴퓨터에서 '김건희'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인 2020년 9월부터 약 한 달 간 김 여사와 40여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여사가 먼저 연락한 경우가 25번, 이 전 대표가 먼저 연락한 경우가 15번이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해병 1사단장과 조병로 경무관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채상병 사망과 관련해 임 전 사단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던 2023년 8월9일 공익신고자인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A가 전화 왔더라"며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 절대 사표 내지 마라"고 발언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1·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최근엔 채상병 특검 요청으로 법무부에 의해 출국금지 조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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