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 작가 ‘혼모노’·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등
사회 문제 포착한 소설 관심
양육에 대한 가족과 국가의 책임을 묻는 SF 스릴러부터 부동산 문제를 녹여낸 짧은 소설까지. 현실을 ‘가깝게’ 포착한 소설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정보라 작가가 쓴 ‘아이들의 집’이 관심을 받은 데 이어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 등 젊은 여성 작가들의 소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6월 출간된 ‘안녕이라 그랬어’와 배우 박정민의 추천과 독자들의 호평으로 관심을 받는 ‘혼모노’는 교보문고 등 일부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었다.
각자의 방식대로 현실을 포착했다. ‘아이들의 집’은 ‘공동 육아’ 시스템이 정착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어느 날 공공임대 주택에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지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 과정에서 해외 입양을 둘러싼 음모가 베일을 벗는 등 국립보육시설 ‘아이들의 집’을 둘러싼 비밀들을 파헤치며 재미와 메시지를 선사한다.
정 작가의 상상 속 세계관이 바탕이지만, 아동 학대와 해외 불법 입양 등 현실 속 사건들을 상기시키며 ‘현실감’을 확보한다. 나아가 이를 통해 돌봄과 양육의 의미와 책임 등 ‘지금’ 필요한 질문들을 던지며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7편의 단편이 수록된 ‘안녕이라 그랬어’는 ‘돈’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면면들을 현실적으로 반영한다. 전세살이를 하는 부부가 집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젊은 부부를 보며 상실감을 느끼는 에피소드부터 전세 사기를 당한 전세사기를 당한 신혼부부의 디테일한 사례 등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상기시키는가 하면,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자본주의 사회의 씁쓸한 한 단면을 포착하며 독자들과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배우 박정민의 추천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 ‘혼모노’는 이후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이 소설 또한 여러 편의 단편 소설을 담은 소설집으로, ‘덕질’, ‘세대 갈등’ 등 독자들이 공감하며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주제들이 담겼다.
재미교포 3세 듀이가 광화문광장의 태극기 집회에 우연히 휩쓸리며 마음의 문을 여는 독특한 블랙 코미디를 비롯해 덕질하며 느끼는 죄책감을 소재로, 윤리의식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 등 우리네 현실을 비틀어 메시지를 도출하기도 했다.
물론 많은 소설이 반영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세 작가들은 ‘지금의’ 독자들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젊은 독자들에게 더욱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성 작가의 ‘혼모노’는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는 작품’으로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데, 젊은 층이 공감할 법한 소재로 만족감을 높인 것이 입소문의 배경으로 꼽혔으며, 정 작가는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코로나19 당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식료품을 집으로 배송해 준 사례를 보고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건 국가의 의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현실에서 영감을 받은 경험을 전하는 등 독자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깊이를 더했다.
흥미로운 전개는 물론,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에피소드와 고민했을 법한 질문들로 젊은 층에게 ‘가깝게’ 다가간 한국 문학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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