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대화 전망 안갯속…'철벽' 태도는 언제 달라질까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7.10 04:15  수정 2025.07.10 04:15

北 '무대응' 일관…대화 재개 가능성 난망

판문점에서 만난 미북 정상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표명했지만 정작 북한은 지속적으로 외면하면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로부터 사흘 뒤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다시 연락을 취해 볼 것이냐는 질문에 "연락하겠다"며 미북간 정상외교 재가동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도 미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갈등이 있다면, 북한과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질문엔 가부를 밝히지 않는 대신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해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키스 루스 미국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은 지난달 12일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무대를 마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아직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집권 1기 때 세 차례 만났던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용의가 있으나 북한의 호응이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아 직접적인 성과 도출이 어려운 셈이다.


오히려 러시아와의 밀착을 계속 드러내면서 군사적·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모습이다. 특히 반제·반미 대립구도를 부각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선 쉽지 않은 모양새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외무성 초청으로 방북한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9일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한 바 있다.


북한이 연일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지 않는 것도 주목된다.


통상 거친 표현을 사용했지만 최근 들어서 자제하는 등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북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한국을 패싱하고 이뤄질 수 있으나 이행 단계에서는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북미 대화를 선(先)으로 두되, 남북 대화를 끌어낼 구조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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