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내 집 마련’ 문턱…무주택자 대안 ‘임대아파트’ 부상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07.15 06:00  수정 2025.07.15 06:00

대출 막히고 전세 줄고…갈 곳 잃은 무주택자

저렴하게 장기간 거주 가능한 장점에 관심↑

정부 부동산 정책도 공공임대 확대에 무게

“물량 대폭 확대 어려워…민간 공급 병행해야”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입주물량 감소에 다주택자 주택 매매와 갭투자까지 막히면서 서울·수도권 일대 전세난이 가중될 거란 우려도 커진다.


여기에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 되는 정책대출(버팀목) 한도도 축소되면서 무주택자들의 주거 대안으로 임대아파트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관리 명목으로 단행한 대출 규제로 인해 시세 대비 저렴하고 비교적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매물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대출 규제로 인해 향후 전세매물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시장의 공급자 역할을 하던 다주택자의 대출이 사실상 차단되고 갭투자가 막히면서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4672건으로 한 달 전 대비 2.5% 감소했다.


전세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0.06% 올랐다. 서울은 0.09% 오르며 22주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했고 경기는 0.06%, 인천은 0.01% 각각 오르며 수도권 전역에서 18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버팀목 대출 등 정책 대출 한도도 줄면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마련 등 자금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 터라 이러한 전세가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무주택자들의 시선이 임대주택을 향하고 있다. 임대주택은 민간임대와 공공임대 등으로 분류된다. 민간임대는 유형에 따라 최대 10년간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고 임대료 상한선도 5% 이내로 제한돼 주거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주택 소유 여부나 입주 조건 등의 제한이 없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가입이 의무화돼 있어 전세사기 등 리스크도 차단할 수 있다.


각 지자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공급하는 공공임대는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의 보증금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한 주택으로 소득 및 자산 요건을 충족해야 입주 자격을 얻는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임대주택, 특히 공공임대 물량을 늘리는 정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무주택자들의 관심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친명계’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된 데다 앞서 임명된 이상경 국토부 1차관 역시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줄곧 강조해 온 인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요 대비 임대주택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공공이 주택공급 역할을 도맡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 임대물량 확대를 병행하고 정비사업 속도 제고 등을 통해 근본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단 견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올 하반기 전국에선 6225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중 절반 이상인 3204가구가 수도권 물량이지만 서울 임대물량은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주택이 충분히 공급된다면 집값 안정에 분명 보탬이 되겠지만 민간임대든 공공임대든 수요를 받치기엔 물량이 부족하고, 단기간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힘들다”며 “전방위 대출 규제로 장기전세주택, 신혼부부 미리내집 등 이미 시행 중인 공공임대 진입도 어렵게 만들고 있어 민간과 공급 역할을 분담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안정적으로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더라도 언젠가는 임대주택에서 나와야 하고 국민 정서상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긴 힘들다”며 “당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서 임대주택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으나 대부분 수요자는 임대주택에 얹혀사는 것보다 내 집 한 채를 갖고 싶단 생각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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