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4일차도 강대강 대치…野는 송곳 검증, 與는 철벽 방어(종합)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18 04:10  수정 2025.07.18 04:10

17일 기재부·산자부·외교부 인사청문회

야당, 각종 의혹 휩싸인 후보 두고 파상공세

여당, 방어 총력 기울이며 전문성 띄우기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오른쪽)이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예산실장 시절 관급공사 업체서 단체장 접촉 등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여야는 이날도 강대강 대치를 펼쳤다.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과 도덕성 의혹을 두고 야당은 파상공세를 펼쳤고, 여당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며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농지 투기 의혹,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퇴직 후 상여금 수령 및 이해충돌 논란,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외교 노선 검증 등이 쟁점이 됐다.


여야는 17일 구윤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농지 투기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를 향해 "2004년 성남 분당구에 살 때 전남 무안 소재 농지를 300평을 산 게 있다"고 지적하며 "1200평의 논을 7차례 쪼개기 매매가 된 사안이고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형태의 거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당시 무안군 일대에는 기업도시 유치 열풍이 불었다. 나중에 기업도시 개발이 좌초돼 가격이 오르지 않았고 2016년에 1000만원에 매도를 한 것으로 나온다"며 "누가 봐도 투기의 행태다. 농사 지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예산실장 재직 중 비공식 일정으로 특정 업체를 방문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2018년 10월 구 후보자가 주말에 경기 광주시 소재 스포츠시설을 방문하고 광주시장과 만났다며 "기재부 예산실장이 주말에 비공식 일정으로 업체가 준비한 차를 타고 업체를 둘러보는 게 적절하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당시 광주시에서 공식 블로그에 구 후보자가 포함된 사진을 올린 목적과 이 시간에 후보자가 그 자리에 계셨던 것을 보면 투명하지 않은 처신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며 "예산실장으로서 언론에도 나고 경기지사가 특별 조사를 요청한 업체에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구 후보자 방어에 집중했다. 농지 투기 의혹에는 진성준 의원이 "부인이 2004년 1월 3500만원으로 지분 일부를 샀고 2016년 1000만원에 팔았으면 2500만원 손해 아니냐. 어떤 땅을 십몇년씩 들고 있었는데 손해 보고 파는 투기가 어디 있느냐"고 대신 나서 반박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 등을 끌고 오며 구 후보자를 엄호했다. 김영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 3년을 동안 18조 원의 감세가 이뤄졌는데 초고소득층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감세가 진행됐다"며 "이게 축적돼 세수 부족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누적된 부분이 올해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했다.


'민간기업' 출신 김정관
野 "이해충돌" 與 "전문성"


같은 날 열린 김정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야당이 2022년 두산경영연구원에서 퇴직했음에도 이후 3년간 2억8000만원 상당의 상여금을 받은 것은 것과 두산그룹이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있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연루됐단 점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김 후보자는 "당시 장기상여금 시스템이 그렇게 (퇴직 후에도 상여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두산이 최근 10년 동안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과 계약한 금액이 9조8000억원 규모"라며 김 후보자의 장관 지명이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에 즉각 반박하며 김 후보자의 전문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김원이 의원은 김 후보자의 두산그룹 재직 이력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연관성과 관련해 "성남FC 문제의 경우 김 후보자의 두산 재직과 전혀 상관없는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며 "근무하지도 않았던 시절에 벌어진 일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론했다.


곽상언 의원은 "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서 25년 동안의 공직 경력과 두산그룹 임원으로 7년간 근무하는 등 민간 이력이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통상 문제, 에너지 산업의 현안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경험으로 보인다"고 옹호했다.


외교부 청문회 뜨거운 감자는
'한미 정상회담' '전승절 참석 여부'


조현 후보자 청문회는 오전 11시 11분부터 오후 9시 51분까지 약 10시간 40분간 진행됐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 등을 두고 정책 중심의 질의가 이어졌고, 여야는 각자의 외교관을 놓고 격렬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열하루 만에 바로 회담 개최를 했는데, 이 대통령은 취임 46일이 됐는데 아직 한미 정상담회담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별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우리가 참석한다면 대한민국 침략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이어 "만약에 그때(9월 3일)까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했는데도 전승절에 참여하면 한미동맹 기조에 혼선으로 작용할 우려가 대단히 크다"고 경고했다.


조 후보자는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잡혀 나가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히며 현재 한미 정상회담은 관세 문제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등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 부연했다.


조 후보자는 "새로운 한국 정부가 미국을 배척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그런 것도 아니구나 하는 것에 (미국이) 안도한다'는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전승절 참석 여부와 관련한 안 의원의 질의에는 "그런 (우려의)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서 참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정상회담 개최 전에 이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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