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실용 중심 외교 추진…'바이든 날리면' 소송 사과"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7.21 17:24  수정 2025.07.21 17:26

외교부 장관 취임식서 '尹정부 과오' 언급

한반도 긴장 완화·北과 대화의 길 만들 것

美방문 계획에 "적절한 시기 미측과 협의"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신임 장관이 국내 정치에 종속된 외교를 벗어나 실용 중심의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조현 장관은 21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근래의 외교와 외교부를 돌아보며 "외교 사안이 국내 정치에 이용됐고, 실용과 국익이 주도해야 할 외교 영역에 이분법적 접근도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외국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도 있었다"며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도 끝까지 '올인'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합리성 증도와 효율을 바탕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발언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우리가 MBC를 제소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외교부를 대표해 MBC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급기야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을 시도하기까지 이런 모든 과정에서 그간 외교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에 외교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찾되 앞으로 지난 정부 탓은 하지 않겠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 문화와 업무 관행을 확실히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불가피하게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직원들에게는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라며 "외교적 뒷수습을 하느라 애썼다"고 했다.


조 장관은 "지정학적 불안정과 긴장이 심화되는 이 시기에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말했다.


아울러 "단계적·실용적 접근 기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주요 주변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외교 다변화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장관은 취임식 전 이날 첫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종합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기를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에서 취임하게 되면 이른 시일 내 미국을 찾아 관세 협상을 챙기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관세 협상을 흔히들 '제로섬'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협상을 해 본 경험에 비춰보면 항상 '논 제로섬'이 나온다.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외교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윈윈'을 달성할 수 있다는 취지다.


조 장관은 한일 관계, 특히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 사회에 관해 이해해야 한다"면서 "왜 일본 사회가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렀는가, 이런 것을 잘 이해한다면 과거사 문제를 우리가 소망하거나 또는 압박하거나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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