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장 사업 '전진 배치'...SDV 전환기 선점 나섰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2.30 06:00  수정 2025.12.30 06:00

삼성, 하만–ZF 결합으로 ADAS 포트폴리오 확장

LG전자, 전장 브랜드 강조·UX(사용자 경험) 강화

디스플레이·배터리·반도체 아우르는 통합 전략

LG전자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B2B사업의 핵심 축인 전장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대중에게 알리는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룹 차원의 사업 무게 중심을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분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전통 주력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에 이어 '소프트웨어 자동차(SDV)' 체제로 전환되면서 두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축을 전장 분야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변화는 단일 제품 경쟁에서 벗어나 플랫폼·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재편하려는 두 그룹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전장 분야가 하드웨어 성능보다 소프트웨어·AI(인공지능)·UX(사용자 경험) 경쟁력이 좌우하는 영역으로 진화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역량을 갖춘 삼성·LG에 상대적으로 큰 중장기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LG, 전장 브랜드 전면에…"B2C 체감도까지 끌어올린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등 글로벌 랜드마크 전광판에 'LG 온 보드(LG on board)'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며 전장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나섰다.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인캐빈(실내) 센싱 기술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그동안 B2B 중심이던 전장 사업을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영역임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보유하지 않는 LG전자 입장에서는 전장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구축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전장이 그룹 전체의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인사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전장 사업을 총괄하는 LG전자의 VS사업본부 수장이 사장급으로 격상되며 조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LG는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디스플레이, 센서, 배터리 역량을 연결하는 '통합형 전장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곧 다가올 CES 2026에서도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과 UX 중심 전장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ADAS 개념도.ⓒ삼성전자
삼성, 하만–ZF 결합으로 ADAS 확장…"전장 플랫폼 기업화"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앞세워 독일 ZF그룹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 보폭을 넓혔다. 기존에 강점을 보유해온 디지털 콕핏·인포테인먼트 역량에 전방 카메라·컨트롤러 등 주행 보조 핵심 기술을 결합해, SDV 전환의 핵심인 중앙집중형 제어 구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투자 규모는 한화 약 2조6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하고 나서 8년 만의 추가 전장 사업 인수다. 이미 하만은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에 다양한 전장 관련 레퍼런스를 확보 중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뒤 하만의 매출은 2배로 늘어났다. 지난 2023년과 2024년엔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삼성SDI의 배터리, 반도체·메모리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전체 전장 포트폴리오가 점차 '시스템 단위'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목표를 '하만을 중심으로 한 전장 플랫폼 기업화'로 전망하고 있다.


CES 2026, 양사 전장 전략의 실전 무대

다가오는 CES 2026은 두 그룹의 전장 강화 기조를 확인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과 LG는 전장·모빌리티를 각사의 핵심 전시 축으로 전면 배치하고, 계열사 전자·전자부품 부문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SDV·AI·디스플레이·센싱·배터리를 아우르는 전장 가치사슬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각 그룹의 전자부품사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사업부는 전장용 카메라·센서 기술을 강화하며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전환은 차량용 센서·이미지 처리 기술 수요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전장 부품 경쟁의 또 다른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SDV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425억 달러(한화 약 63조원)에서 2028년 1035억 달러(한화 약 153조원) 상당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장은 단기 실적보다 구조적 전환이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과 LG가 어디까지 가치사슬의 상위 단계로 올라가느냐가 향후 글로벌 전장 경쟁 구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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