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침체기 끝?..."불장 갈림길"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7.22 13:43  수정 2025.07.22 13:52

비트코인 상승에 맥 못추던 알트코인

최근 이더리움 상승으로 투자자들 '불장' 기대

현재 시총 수준은 '갈림길'..."신규 자금 유입돼야"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시황판에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더리움, 엑스알피(XRP),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이 상승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알트코인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은 지난 수 년 동안 침체기를 맞았지만, 미국발 가상자산 규제 개선 훈풍에 최근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과거보다 알트코인 종류가 많아진 만큼 과거와 같은 전반적인 폭등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22일 글로벌 금융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 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알트코인의 시총은 1조5300억 달러(약 2119조원)로 3달 전인 4월 22일(1조200억 달러·1412조원)과 비교하면 약 50% 이상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알트코인 상승세는 비트코인의 신고가 경신 이후 나타난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12만3200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미국발 규제 훈풍으로 상승이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행정부를 출범하면서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고 언급했고, 이후 규제 개선 법안을 처리했다. 지난 19일에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에 서명하기도 했다. 또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지속 순유입됐다.


비트코인의 선상승 이후 알트코인 상승이 나타나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순환매'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 대장주인 비트코인부터 자금이 유입된 뒤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 XRP 등 주요 알트코인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나타난 비트코인 상승세에서는 알트코인들의 추종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솔라나와 XRP 등 개별 알트코인의 경우 신고가를 돌파하는 움직임이 앞서도 나왔지만, 시총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의 경우는 약 1500 달러부터 4000 달러 선까지 넓은 범위에서의 등락만을 반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업계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지니어스 법'에 서명한 후 해당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당시에도 미국발 현물 ETF에서부터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 그동안 이더리움 현물 ETF의 경우 비트코인에 밀려 순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없거나 미미했다. 그런데 지난달 말부터는 수천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 규모 자금이 주 단위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현물 ETF에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후 이더리움은 약 5개월 만에 3000 달러 선을 돌파했다.


알트코인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이더리움 상승 이후다. 이더리움은 이른바 '알트코인 대장주'로, 스마트 컨트랙트와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 거래소(DEX) 등 여러 개념들이 처음 도입된 플랫폼 가상자산이다.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이더리움 파생 가상자산인 아이겐레이어(EIGEN), 이더파이(ETHFI) 등에서 상승세가 나타났고, 각종 밈코인 등 상승 동력을 공유하는 몇몇 가상자산에서도 폭발적인 상승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알트코인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알트코인 랠리가 나타났던 2017년~2018년, 2021년 시장 상황에서는 개별 알트코인들의 상승세가 2개월 이상 지속됐다. 현재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2주가량 지난 만큼, 과거와 같이 알트코인들이 본격 상승하는 이른바 '알트 시즌' 가능성을 거론하는 분석도 다수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스위스블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전체 알트코인의 75%가 기술적 저항선에 도달해 있으며, 알트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될지 아닐지 갈리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재는 비트코인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자금 순환이 시작된 상태로,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본격적인 강한 알트시즌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트코인의 시총 수준은 '불장'을 가르는 기점에 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의 시총을 의미하는 TOTAL2는 현재 1조5000억 달러로 올해 1월 저항선을 두드리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매도 압력이 감소하면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알트코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고, 예측이 맞는 경우 알트코인 시총은 최대 5조 달러까지도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트코인 상승세가 본격화되는 경우 국내 거래소들의 거래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알트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2025년 2월 금융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알트코인 비중은 61.7%로 글로벌 평균(31.9%)보다 높았다. 실제로 이더리움과 몇몇 알트코인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대금도 증가세에 있다.


다만 회의론도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알트코인 종류가 적던 과거에는 비트코인 상승 이후 시총 규모에 따라 알트코인에도 상승세가 뒤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알트코인 종류가 수십배 늘었다"며 "과거와 같이 전반적인 시장 상승세가 나타나려면, 개인 투자자나 기관들의 새로운 자금 유입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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