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접수 후 70분 넘게 현장 출동하지 않은 인천청과 달리 서울청 지휘관 출동
사제 폭탄물 처리 앞서 주민대피, 경찰특공대 출동, 도봉구청과 정보 공유 등 이뤄져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 피의자를 검거한 서울 경찰은 인천과 달리 현장에 지휘관이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28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0일 사건 당일 밤 11시 인천경찰청에서 공조 요청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피의자 A씨는 사제총기로 아들을 쏜 뒤 서울로 도주한 상황이었다. 오후 9시31분 112 신고가 처음 접수됐지만,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은 70분 넘게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경찰 특공대는 10시40분쯤 내부에 진입해 A씨 도주를 확인했다.
서울청 상황실은 즉각 서울 지역 모든 경찰서에 무전을 내려 피의자 A씨 주거지 확인을 지시했다. 이후 도봉경찰서 상황관리관과 형사과장이 쌍문동으로 출동했다.
이들은 아파트 관리실 CCTV를 열람해 피의자가 이용한 차량 번호를 특정했고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WASS)에 입력했다. 그러자 낙성대역에서 사당역으로 향하는 차량이 확인됐고 인근 10개 관서에 일제히 지령을 내려 경찰관을 긴급 배치했다.
서울 방배경찰서 남태령지구대 경찰관 5명이 출동해 동작대로를 건너 지구대 앞을 지나치는 차량을 발견해 추격한 끝에 21일 0시15분쯤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후 주거지 내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고 주민대피, 경찰특공대 출동, 도봉구청과의 정보 공유 등이 이뤄졌다.
아파트 내 안내 방송이 불가능해 경찰관 27명이 12개층 아파트 주민, 주상복합 아파트 1∼3층 PC방 등 이용객 등 105명을 일일이 찾아가 대피시켰다. 이후 폭발불처리반(EOD)이 진입해 타이머가 작동 중인 폭발물을 제거했다. 14개의 통에는 총 34리터(L)의 신나가 들어있었다.
폭발물을 제거한 처리반 제대장은 "타이머가 설정된 정오가 되면 실제 폭발할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제대장과의 면담에서 "포병으로 28개월 복무했다"며 "폭발물을 10여개 설치했고 인터넷으로 제작 방법을 습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현재 경찰의 초동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감찰에 착수했다. 다만 감찰 대상은 인천청에 한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직무대리는 "인천청 관련 부분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서울청은 매뉴얼대로 비교적 잘 된 조치가 이뤄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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