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돌연 숨진 뒤 남편 사망' 50대女, 피의자 전환에 "탈북민이라…"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입력 2025.12.28 07:00  수정 2025.12.28 07:00

ⓒSBS 채널 갈무리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재조명됐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산 밀실 살인사건 편에서는 한 가족의 구성원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을 파헤쳤다.


부산의 한 아파트, 누나 부부의 집 거실에서 담요를 덮고 누워 있던 40대 남성 정수혁(가명)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각은 당일 오후 7시였다. 그 시간, 집 안에는 매형과 처남 단 두 사람이 있었다. 누나 정미애(가명)씨는 오후 5시47분 외출에 나선 상태였다.


외출 후 약 두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정미애씨는 불이 꺼진 거실에서 동생이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편 박씨(가명)는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동생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삼촌"이라고 불렀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검시 결과는 타살이었다.


당시 피해자와 함께 집 안에 있던 박씨가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박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술을 마시고 안방에서 TV를 보다 잠들었으며, 아내가 귀가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다. 몽유병 증세가 있어 혹시 무의식중에 다툰 건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기억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사건 13일 뒤 한 승합차 안에서 박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전 지인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지인들은 그가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다며 아내 정씨가 췌장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거액의 치료비를 건넸으며, 실체가 불분명한 '북한 땅 투자' 명목으로 브로커에게 돈을 송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정씨는 몸 상태가 안 좋긴 했지만, 췌장암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를 마지막으로 본 지인은 "박씨가 처남의 부고장에 자신의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급격하게 표정이 좋지 않았다"며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그러나 사건 3개월 뒤 피의자는 누나로 뒤바뀌었다. 사망한 정수혁씨 체내에서 누나가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정미애씨는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동 수사에 실패한 경찰이 힘없는 탈북민을 범인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탈북민인 정씨는 박씨와 재혼한 사이였다.


누나 정씨가 동생 이름 앞으로 든 여러 개의 보험도 의심을 샀다. 하지만 정미애씨는 탈북민인 신분 탓에 가족관계증명서에 동생과 나란히 이름이 올라가 있지 않는다며, 보험금과 이번 사건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의지했던 동생을 죽일 이유가 없다고, 자신은 외출 중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밀실 안에 있던 두 사람이 모두 숨졌기 때문에 진범을 가려내는 것이 난해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경찰이 확보한 디지털 포렌식 자료와 금융 계좌 추적 결과가 진실을 가려낼 최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부산 기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50대 누나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남매는 10년 전 한국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인물 등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벌여오다 최근 피해자의 누나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은 사전구속영장 신청 배경에 대해 "범죄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피해자 누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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