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사업 매출 전 분기 대비 54% ↑
김범석 "성장 궤적 한국 초창기와 같아"
한국과 유사한 시장 형태에 공세적 투자 지속
낮은 이커머스 침투율에 성장 가능성 多
쿠팡이 올해 2분기 11조9763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실적의 '효자'로 대만이 지목되고 있다. 한국과 유사한 시장성을 가진 대만에 집중 투자를 감행한 김범석 쿠팡 의장이 '승부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InC의 2분기 매출은 쿠팡Inc의 2분기 원화 매출은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405.02)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0조357억원) 대비 19% 성장한 수치다. 달러 기준 16% 올랐다.
분기 기준 직전 최대 원화 매출은 올해 1분기(11조4876억원)였는데, 이를 곧바로 경신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에서의 성과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 매출(11억9000만달러)은 원화 환산 기준 1조6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또 직전 1분기 성장사업 매출(10억3800만달러·1조5078억원) 대비 달러와 원화 기준 각각 15%, 11% 성장하며 고속 성장세 지속했다.
특히 대만에서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다. 쿠팡에 따르면 2분기 대만 사업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서비스는 연초 설정한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은 대만을 한국과 가장 유사한 시장으로 판단하고 지난 2022년부터 대만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왔다.
대만은 한국과 유사하게 모바일 중심 쇼핑 문화가 잘 정착돼 있고, 소비 문화도 유사한 형태를 띄어 쿠팡이 한국에서 체득한 경험을 활용하기 적합한 땅이라는 판단에 기인했다.
대만의 인구밀도는 ㎢당 673명으로 한국(약 515.7명/㎢)보다 높다. 아울러 아파트 주거 문화인 만큼 로켓배송을 실현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여기에 뚜렷한 경쟁자가 없고, 이커머스 시장 자체도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쿠팡에게는 대만이 확실한 기회의 땅이다.
대만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26조7000억원으로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2022년 기준 소매 시장 내 이커머스 침투율은 11.5%에 불과해 국내(33.7%)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또 퀵커머스가 활발하지 않은 지역인 만큼 쿠팡의 빠른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을 잘 활용한다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된다.
주요 경쟁 업체인 쇼피, 모모, 피씨홈, 야후 쇼핑 등의 평균 배송일도 2~6일로, 익일배송을 내세운 쿠팡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에 쿠팡은 현지 로켓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진출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4800억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쿠팡은 현재 대만에서 2개의 자동화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오는 2027년엔 타오위안시 양메이구에 3호 물류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더욱 공세적 투자로 대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대만은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 확장을 시작한 초기 몇 년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어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거랍 아난드 CFO는 투자 확대로 인해 올해 성장사업 손실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 쿠팡은 연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에 6억5000만달러~7억5000만달러(약 1조원)의 조정 에비타 손실을 전망했다.
그는 "성장 사업 가운데 특히 대만에서의 잠재력이 빠르게 커짐에 따라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이 9억~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에 대한 장단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에서 고객 지출 증가하면서 투자 증가를 견인하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을 구축할 당시와 비슷한 추세"라며 "향후 수년간 매출을 창출하고 마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우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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